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오던 롯데캐피탈이 올해들어 주춤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고 있는 가운데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지는 모양새다.

◇ 상반기 순이익ㆍ영업이익 감소세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는 올해로 취임 3년차를 맞이했다. 박 대표는 호텔롯데 경영지원부문 이사, 롯데칠성음료 총무·구매담당 이사, 롯데인재개발원장을 거쳐 2016년 7월 취임한 롯데캐피탈 대표로 선임된 인사다. 금융 분야에 대한 경력이 없어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으나 큰 잡음 없이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는 모습이다. 올 초에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수익성 제고와 리스크 관리를 안정적으로 해온 점이 승진 배경으로 언급됐다.

다만 올해들어서는 어쩐지 실적 성장세가 신통치 못한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롯데캐피탈은순이익과 영업이익이 모두 소폭 감소했다. 연결 기준 순이익은 696억원으로 전년대비 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97억원으로 전년대비 8.3% 늘었다.

자산규모도 감소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6월말 기준 롯데캐피탈의 자산규모는 7조1,916억원으로 전년말(7조3,625억원) 대비 1,709억원 가량 줄었다. 이는 롯데캐피탈의 업계 자산 순위가 하락세를 보여온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지표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몇 년간 KB캐피탈 등 주요 금융계 캐피털사가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캐피탈업계 자산순위 판도에도 변화가 있었다. 기업계 캐피탈사인 롯데캐피탈은 2015년까지만 해도 자산 순위 업계 2위를 유지했지만 이듬해 KB캐피탈에 그 자리를 내줬다. 최근들어선 업계 4위 수준으로 낮아졌다.

여기에 당국의 감시 압박이 커진 것도 박 대표의 고민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27일 롯데를 시작으로 금융그룹 통합감독 현장점검에 돌입했다.

◇ 전보다 예리해진 당국의 감시 압박 

통합감독제는 기업 집단에 속한 금융계열사를 한데 묶어 재무건전성, 내부거래 여부 등을 감독하는 제도다. 상호출자‧내부거래‧위험전이 등 금융회사간 거래 등의 금융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감독하고 동반 부실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금융당국은 이날 롯데를 시작으로 현대차, DB, 삼성,한화, 교보생명, 미래에셋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현장점검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범운영에 따라 기업들의 이행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의 금융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대표회사로 선정된 롯데카드가 금융당국의 점검을 받는다. 금감원이 발표한 모범규준에 따르면 통합감독 대상 금융그룹은 대표회사를 선정하고 대표회사는 위험관리기구와 전담 조직을 만들어 계열사 간의 부실이 금융계열사로 전이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그룹 위험관리를 측정하고 평가해야 한다. 일단 점검은 대표사인 롯데카드가 받을 예정이지만 계열 금융사들도 긴장을 늦추긴 어렵다. 롯데캐피탈은 계열 회사에 대한 신용공여액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곳인 만큼 더욱 그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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