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실을 예방,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대표로 ‘강성파’로 분류되는 이해찬 의원이 선출되면서 여야 협치도 새 국면을 맞았다. 이 대표는 27일 하루 동안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표와 원내대표단을 모두 찾아 예방하는 등 적극적인 협치 의지를 피력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같이 일했던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남에선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동시에 신경전도 오갔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가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었다. 이 대표가 “청와대에서 뵙고 10년 만”이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워낙 정책 혜안이 있고 결단력도 있으시니까 여러 가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덕담이 오갔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다만 기본적 경제정책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라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희 나름대로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거리감을 나타냈다. 이 대표가 “예전에 청와대에 계실 때 당·정·청 회의를 많이 하지 않았나. 그런 마음으로 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그때는 당·정·청 회의지만 (지금은) 대표를 맡을 때니 여야 간 대화를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 대표의 예방 자리에서 “제가 19대(국회) 때 대표님과 같은 당에서 일을 해봤기 때문에 대표님의 성격과 능력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특히 나라경제가 어렵고 남북관계가 상당히 교착상태에 빠져있는데, 협치를 통해서 국민들께 희망을 드렸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2007년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경선을 함께 치렀던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의 만남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은 물론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여야가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여야 협의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표는 야당 지도부를 만나 민생경제 문제와 대북정책에 대한 협조를 구했지만, 야당은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있어야 야당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것”(김병준 비대위원장) “남북경협이나 남북협력사무소 설치 등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엇박자를 일으키고 있다. 오해를 불러오는 부분은 국익 차원에서 신중했으면 한다”(김성태 원내대표)고 하는 등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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