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옮기는 번호이동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통신3사로 옮긴 고객이 알뜰폰으로 유입된 고객보다 2만721명 더 많은 상황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알뜰폰 고객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기는 번호이동자는 지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스마트폰 가입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1인 1스마트폰 시대가 열렸다. 문제는 가입자 대부분이 알뜰폰이 아닌 통신3사를 선택한다는 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온다.

◇ 알뜰폰으로 옮기는 고객, 전년 대비 26% 감소

알뜰폰 고객들이 이탈하고 있다.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기는 고객보다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이동한 고객이 매달 증가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이동한 고객은 6만4,665명이다. 같은 시기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긴 고객은 4만3,944명이다. 통신3사로 옮긴 고객이 알뜰폰으로 유입된 고객보다 2만721명 더 많은 상황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이동하는 고객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당시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옮긴 고객은 5만1,419명으로 집계됐다.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고객은 4만4,208명이다. 알뜰폰 가입자는 크게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통신3사 유입 수치는 전월 대비 26% 증가했다.

알뜰폰 유입자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해 7월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를 옮긴 통신 소비자들은 총 5만9,256명이었다. 올해 유입자 수치는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알뜰폰 유입자는 1년 만에 1만5,000명 이상 줄어든 셈이다.

◇ 통신3사 요금제 개편 영향… 정부 정책의 나비효과?

반면 스마트폰 가입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27일 업계와 정보통신진흥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이동전화 시장의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5,011만명이다. 전월 대비 16만명이 증가하며 5,000만명을 돌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총 5,164만명이다. 스마트폰 가입자와 비슷한 수치로, 대부분의 국민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1인 1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고, 국내 통신 고객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알뜰폰은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개통 시 대부분의 신규 가입자들은 알뜰폰이 아닌 통신3사를 선택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알뜰폰 가입 고객 역시 알뜰폰을 떠나고 있다. 실제 알뜰폰의 통신 시장 점유율은 7월 기준 16% 수준이다. 올 초보다 더 감소했다.

이는 결국 통신3사의 요금제 개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신사가 기존 요금제 대비 데이터 혜택을 늘린 신규 요금제를 지속 출시해서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3사의 요금제 개편은 최근까지도 진행되고 있으며, 이 같은 분위기가 알뜰폰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보편요금제 도입을 강제하면서 통신3사의 요금제 개편이 시작됐지만 이에 상응한 알뜰폰 대책은 미비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알뜰폰은 도매대가 협상이 1년 단위로 진행되는 탓에 단기적인 사업 계획만 세울 수 있어 중장기적 요금제 설계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알뜰폰은 경쟁력 있는 요금제가 아닌 이벤트성 단기 요금제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가 통신사에 초점을 맞춘 통신비 인하 정책이 아닌 알뜰폰에 맞춘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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