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유은혜 사회부총리 내정을 포함해 5개 부처 장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5개 부처 장관 교체를 단행했다.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이해 공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주요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경기둔화로 책임론이 있었던 경제라인은 교체대상에서 제외, 현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으로는 유은혜 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 1962년 서울에서 출생, 송곡여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유은혜 내정자는 고 김근태 의원 후원회 사무국장으로 정계에 입문해 19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19대 국회의원 당시 민주당 대변인을 맡았었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전문가로 통한다.

◇ 유은혜, 여성최초 사회부총리에 내정

특히 유 내정자는 교육부장관이 부총리 급으로 격상된 이후를 기준으로 최초의 여성 부총리에 오르게 됐다. 김영주 노동부 장관이 빠진 대신 유 내정자가 지명됨으로써 여성장관 비율은 1기 조각 때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김 대변인은 “교육 분야가 가장 이해관계가 다르고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라며 “교육개혁과 관련해 서로 충돌하는 이해관계를 잘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내정배경을 밝혔다.

국방부 장관에는 정경두 현 합참의장이 낙점됐다. 정경두 내정자는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해 공군 참모차장과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합참의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공군 출신이 국방부 장관에 지명된 것은 24년 만의 일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비육사, 비육군’ 국방부 장관 계보를 잇게 됐다. ‘교체냐 유임이냐’를 두고 논란이 많았던 송영무 장관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정리됐다.

산업통상부 장관과 고용노동부 장관은 성윤모 특허청장과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각각 지명됐다. 성윤모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산업통상자원부 정책기획관,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이재갑 내정자는 고려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고용노동부 차관을 지냈다. 두 사람 모두 해당 부처 관료출신으로 업무는 물론이고 내부사정에도 정통한 인사라는 평가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맡는다. 진선미 내정자는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해 38회 사법시험에 합격, 호주제 폐지 소송 등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19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20대 총선에서 서울 강동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대표적인 여성운동 인사로 최근 활발하게 전개되는 ‘미투’ 운동에 발맞춰 여가부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이 29일 금융연수원에서 정례회동을 갖고 주요 경제정책 조율에 들어갔다. <뉴시스>

◇ 개각 목적은 "심기일전과 체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개각) 키워드로 하나는 심기일전이고 둘째는 체감”이라며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이해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해보자는 의미로 심기일전이다. 체감은 지난 문재인 정부 1기 때 뿌려놓은 개혁의 씨앗을 속도감 있게 성과를 내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돌려주겠다는 의미”라고 개각의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경기둔화로 뭇매를 맞았던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포함해 경제팀은 그대로 유임될 전망이다. 혁신성장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경제 컨트롤타워를 교체하는 것이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동연 부총리가 교체될 경우 ‘경제실패 책임론’ ‘혁신성장 포기’ 등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정책성과가 나오는 연말까지 경과를 살펴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김&장 갈등설’ 진화에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그 방증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 부총리는 전날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정례회동을 갖고 경제정책 조율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는 윤종원 경제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 고형권 기재부 1차관 등이 배석했다. 장하성 실장은 “따로 안 만나도 일주일에 몇 번씩 (만난다)”면서 “요새 매일 보다시피 하는데 이런 게 왜 뉴스거리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갈등설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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