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특히 청소년층의 낮은 삶의 만족도가 저출산 현상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픽사베이>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한국인의 낮은 삶의 만족도, 특히 청년층의 정신건강 악화가 출산율을 낮추는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KDB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의 정승원 연구위원은 30일 ‘저출산 국제비교와 원인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7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05명이며, 이는 전 세계 고소득국가의 합계출산율 평균(1.7명)에 비해 크게 낮다. 연구자는 “일반적으로 경제발전에 따라 출산율이 하락한다고 생각되기도 하나, 한국의 저출산은 그 수준을 넘어서는 예외적인 것이다”며 한국의 저출산 원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41개 국가를 대상으로 11개 독립변수(1인당 국민소득·인구밀도·기대수명 등)와 출산율의 상관관계를 회귀분석한 결과 정신적 건강과 관련한 지표들이 출산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률의 유의확률(P값‧낮을수록 독립변수가 유의미)은 0.097, 15세 학생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0.100으로 모든 독립변수들 중 가장 낮았다. 반면 대학취학률과 소득불균형 등은 출산율과 큰 관계가 없었다.

대학취학률과 소득불균형 지표를 제외하고 45개 국가로 범위를 넓혀 다시 회귀분석을 진행한 결과 정신건강과 출산율의 상관관계는 더 높아졌다. 결정계수가 가장 높았던 추정식에서 자살률의 유의확률은 0.011에 불과했으며 15세 학생의 삶의 만족도 역시 0.036에 그쳤다. 자살률이 높아질수록, 15세 학생의 삶의 만족도가 낮아질수록 출산율은 낮아진다는 가설을 받아들일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뜻이다.

연구자는 “젊은이의 정신적 건강을 나타내는 변수인 ‘15세 학생의 삶의 만족도’가 사회 전체의 정신적 건강을 나타내는 자살률과 함께 독립변수에 포함됐음에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는 두 독립변수를 함께 회귀모형에 넣을 경우 모형의 설명력이 떨어지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두 변수가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이에 대해 “젊은이(학생)의 정신적 건강이 출산율과 관련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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