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인 데 이어 문희상 국회의장까지 겨냥해 공격하자 여야가 일제히 반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여야로부터 날선 비판을 받고 있다.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강조한 ‘발언’ 때문이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세금 뺑소니 정권’, ‘정책폭주 정권’, ‘각종 대중 조작에는 신의 손’ 등 막말에 가까운 힐난을 쏟아냈다.

여기에 김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겨냥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사전 원고에 없던 ‘애드리브’로 “엊그저께 문희상 의장께서 2018년도 정기국회 개회 연설을 하셨다. 어떻게 입법부 수장이 블루하우스(청와대) 스피커를 자처하시느냐”라며 비판했다.

이어 “한 나라의 입법수장으로서 품격도 균형감각도 상실한 대단히 부적절한 코드 개회사였다. 아무리 여당 출신 의장이라고 해도 국회 본연의 책무인 행정부 감시는 소홀히 하고,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는 의장으로서의 책무를 한시라도 잊지 말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 ’품격 잃은 연설’ 비판 

여야는 김 원내대표를 향해 일제히 “품격을 잃었다”고 꼬집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5일 논평에서 “저급한 말잔치에 머문 제1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이라며 “비아냥으로 도배된 연설문 속에는 제1야당으로서의 품위와 품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정세균 전 국회의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품격 있는 언어, 합리적인 의정활동으로 제대로 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야권 역시 김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겨냥해 ‘품격을 잃었다’는 비판에 동참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김 원내대표의 ‘대안정당 입증’ 각오를 환영한다”면서도 “그의 연설은 재미는 있었을지 모르나, 감동이나 품격도 없어 아쉽다. 현실적인 대안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지난 9년 정권에 대한 반성은 없고, 대안도 없는 퇴행적인 것으로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 ‘애드리브’ 발언에 유탄 맞은 문희상 의장도 같은 날 신상발언으로 에둘러 불쾌한 심정을 표현했다. 그는 “의장 임기동안 청와대나 정부의 말에 휘둘리는 일이 있으면 정치 인생을 몽땅 다 걸겠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의장을 모욕하면 의장이 모욕당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달라”라고 맞받았다.

여야를 막론하고 김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를 두고 비판이 이어지자 한국당은 “김 원내대표 연설은 문재인 정부 실정에 대한 민심의 대변”이라고 반박했다.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심의 목소리를 대변한 제1야당 대표의 연설을 ‘저급한 말잔치’라 평가절하한 민주당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문 의장을 겨냥한 김 원내대표 비판에 대해 “야당의 이유있는 항변이라 생각하는 걸로 이해한다”라며 “야당의 입장을 생각해 (문 의장이 한국당이 불편하게 느낄법한 발언은) 안해줬으면 좋겠다는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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