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이 공개한 3월 3일(현지시각)의 CCTV 화면. '노비촉 암살미수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두 러시아 남성이 솔즈베리 역에서 지하철을 타려하고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유럽 정계를 긴장시켰던 ‘노비촉 암살미수사건’의 진상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BBC는 6일(현지시각) 영국 정부가 용의자 두 명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암살미수 용의자인 알렉산더 페트로프와 루슬란 보쉬로프를 기소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테레사 메이 총리는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들이 러시아 정보총국(GRU) 소속이라고 밝혔다.

‘노비촉 암살미수사건’은 신원 불명의 인물들이 독극물인 노비촉을 사용해 러시아에서 이중스파이 활동을 했던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을 살해하려 시도한 사건이다. 지난 3월 4일(현지시각) 부녀가 솔즈베리 외곽의 한 벤치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영국과 나토 국가들은 이것을 러시아 정부의 소행으로 간주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했지만 크렘린은 이를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영국 정부는 이번 조사로 러시아 정부가 암살미수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는 입장이다. 영국 경찰이 공개한 CCTV 화면에는 용의자로 지목된 두 남자가 영국에 입국할 때부터 솔즈베리에 숙소를 잡고 스크리팔의 집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는 모습들이 모두 담겨있다. 벤 왈라스 영국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노비촉 공격사건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경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번 조사결과를 ‘싸구려 통속극’이라고 부르며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중이다.

주변국들은 영국의 손을 들어줬다. 로이터통신의 6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독일·캐나다·미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영국의 기소 방침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러시아 용의자 2명의 행동은 더 높은 직위의 정부 관계자가 승인한 것임이 거의 확실하다”며 러시아 정부가 관련 정보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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