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 최순실 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수감 중인 구치소에서 추석 연휴를 맞게 됐다. 구속기간 만료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석방된 상태고,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연휴 시작 전 석방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도합 33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 수수와 공천 개입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은데 이어 국정농단 사건 2심에서 형량이 25년으로 늘었다. 가석방이나 사면을 받지 않고 복역을 모두 마치면 100세에 가까워서야 자유인이 될 수 있다. 사정은 최순실 씨도 다르지 않다.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 그는 징역 20년 외에 이화여대 학사비리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형이 확정되면 팔순을 넘겨 출소하게 되는 셈이다. 이들에게 곧 다가올 추석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 박근혜, 두 번째 추석 연휴도 쓸쓸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독방에서 추석을 맞을 예정이다. 다른 점은 외부인 접견 가능성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3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지금까지 접견을 일절 거부하고 있어 이날 역시도 홀로 시간을 보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박지만 EG 회장을 접견 거부 명단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는데 그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실제 법무부가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사회 물의 사범’ 관련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외부인과 접견한 횟수는 ‘0’이다.

반면 최씨는 수감된 660여일간 변호인 아닌 외부인을 총 198차례 접견했다. 특히 지난 5월엔 딸 정유라 씨를 만났다. 학사비리 관련 최씨의 상고심 재판이 끝나면서 면회가 처음으로 허용됐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이번 명절에도 정씨의 면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전과 다른 풍경이 예상되는 것. 최씨는 지난해 추석 연휴를 지낸 뒤 열린 학사비리 관련 결심공판에서 “연휴 동안 독방에서 속죄의 시간을 보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옥중에서 회고록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은 자택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게 됐다. 이미 구속기간 만료로 김기춘 전 실장은 지난달 6일 석방됐다. 조윤선 전 장관은 연휴를 앞둔 22일 석방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추석 이후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두 사람 모두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2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은데 이어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6년을 구형받았다. 이외 김기춘 전 실장의 경우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 있다.

◇ 조윤선, 연휴 직전 구속기간 만료돼

김기춘 전 실장은 “이미 다른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았고 80세의 나이에 심장병이 매우 위중한 상태다. 관대하고 자비로운 판결을 해달라”고 호소했고, 조윤선 전 장관은 “지금까지 14개월째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검찰의 옥좨오는 수사와 영장 청구 등 끝을 알 수 없는 긴 터널에 들어간 느낌”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화이트리스트 사건에 대한 두 사람의 선고공판은 연휴 직후인 이달 28일 열릴 예정이다. 대법원이 형을 확정하면 석방된 피고인들은 다시 수감돼 남은 형기를 복역해야 한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올해 처음으로 옥중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게 됐다. 세 차례에 걸친 구속영장 청구 끝에 서울구치소로 수감된 그는 올해 6월 구속기간이 연장됐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당했다. 올 초 설 연휴에 부인과 딸이 구치소를 방문한 점을 비춰볼 때 추석 연휴에도 가족들이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지인들을 통해 알려진 소식에 따르면 독서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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