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발언권 제지로 충돌을 빚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저도 참다 참다 한 것이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해명이다. 그는 12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국회 법사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과 충돌을 빚은데 대해 “(여상규 의원이) 판사 출신으로 사법부 친정 보호가 중요하겠지만 위원장이 사회를 그렇게 보면 안 된다”면서 “국회가 사법부를 간섭하고 재판에 영향을 미쳐서도 안 되지만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지적하고 질문하고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다. 이 자리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원의 압수수색이나 구속 영장 기각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고 묻자 여상규 의원이 “발언권을 드리지 않겠다”며 제재했다. “정치권에서 특정 재판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여당 측은 반발했다. 여상규 의원도 “회의 진행권은 위원장이 갖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때 박지원 의원이 나섰다. 그는 여상규 의원을 향해 “국회의원의 발언을 너무 제한하려고 한다. 아무리 사법부라 하더라도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개인 의견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여상규 의원은 “사법부의 결정에 대해서는 불복 절차를 따르면 된다”고 답했다. 여기서 박지원 의원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는 “위원장이 사회만 보면 되지 당신이 판사냐”고 따져 물었다. 여상규 의원은 ‘당신’이라는 말에 왈칵 성을 냈다. 결국 청문회는 정회에 들어갔다.

박지원 의원은 하루가 지난 뒤에도 여상규 의원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여상규 의원의 말처럼) 불복을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하며 “하지 말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심지어 자유한국당 김도읍 간사하고도 사회 관계로 한 번 다툰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나치게 개인을 공격한다거나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면 위원장으로서 제재하는 것이지 요구하는 발언권을 안주면 안 된다”는 게 박지원 의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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