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인과 연’은 전작에 이어 천만관객을 동원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교묘하게 나타나고 있는 롯데시네마의 ‘신과함께-인과 연’ 밀어주기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신과함께-인과 연’ 스틸컷>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6,574명. 지난달 1일 개봉한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이 개봉 44일째인 지난 11일 동원한 관객 수다. 박스오피스에 오른 영화 중 개봉한지 가장 오래됐지만 여전히 스크린점유율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목할 점은 롯데시네마의 ‘신과함께-인과 연’ 밀어주기다. 지난 11일 멀티플렉스 롯데시네마에서의 ‘신과함께-인과 연’ 스크린점유율은 9.6%였다. 전체 1,635개 스크린 중 ‘신과함께-인과 연’을 상영한 스크린이 154개다. CGV 5.9%(2,239개 중 133개), 메가박스 8.1%(1,279개 중 103개)에 비해 눈에 띄게 높다.

상영횟수점유율도 마찬가지다. CGV에서는 3.7%, 메가박스에서는 6.0%를 기록한 ‘신과함께-인과 연’의 상영횟수점유율이 롯데시네마에서는 7.2%를 기록했다.

같은 날 ‘어드리프트:우리가 함께한 바다’(이하 ‘어드리프트’)는 4,872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 6일 개봉한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그런데 이날 롯데시네마가 ‘어드리프트’에 할당한 스크린수는 7.8%, 상영횟수는 6.5%에 불과했다. 개봉 초기만 해도 스크린점유율과 상영횟수점유율이 각각 8.8%, 11.1%였으나 일주일 만에 ‘신과함께-인과 연’보다 적은 스크린과 상영횟수가 할당되고 있다.

이는 전형적이고 교묘한 자사 영화 밀어주기라는 의혹의 살 수 있는 정황이다. ‘신과함께-인과 연’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은 영화다. 롯데시네마와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모두 최근 새롭게 설립된 롯데컬처웍스에 속해있다.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될 때마다 멀티플렉스 극장은 “예매율 등 자체 기준에 따라 스크린을 배정한다”고 항변하곤 한다.

물론 ‘어드리프트’의 흥행부진도 이유로 들 수 있다. ‘어드리프트’의 좌석점유율은 개봉 첫날인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7.8%, 7.4%, 5.2%, 4.9%, 5.4%, 5.4%를 기록했다. 아쉬운 수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과함께-인과 연’의 좌석점유율은 4.1%, 3.9%, 3.9%, 4.0%, 4.2%, 4.0%로 더 저조했다. 특정 영화 밀어주기 의혹을 거두기 힘든 이유다.

롯데시네마의 ‘신과함께’ 밀어주기 행태는 1편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당시 겨울성수기 대작이 대거 개봉했음에도 유독 롯데시네마에선 ‘신과함께’의 스크린점유율과 상영횟수점유율이 높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은 ‘상류사회’의 상황도 비슷하다. 개봉 2주 동안 74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친 이 영화 역시 롯데시네마에서 가장 많이 상영되고 있다. 지난 11일 롯데시네마에서의 스크린수점유율이 9.5%, 상영횟수점유율은 13.0%를 기록했다. 반면, CGV는 각각 8.1%와 7.6%, 메가박스는 9.1%와 10.3%의 수치를 보였다.

영화계 관계자는 “독립영화나 저예산영화는 스크린 하나도 구하기 어렵고, 금세 내쳐지는 게 현실이다. 설사 스크린을 확보한다 해도 늦은 새벽이나 이른 아침 같은 좋지 않은 시간에 배정되기 일쑤”라며 “상영시간이나 극장의 크기 등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특혜도 자사영화에 더 많이 주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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