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국제
미국 피해 손잡는 러시아와 중국
11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 4회 ‘동방경제포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신화>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1일 개막한 제 4회 ‘동방경제포럼’은 중국과 러시아의 우호를 과시하는 장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함께 앞치마를 두르고 팬케이크를 구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같은 시간 시베리아에서는 중국군 3,000명이 러시아군과 함께 군사훈련을 벌였다. 러시아군 30만명이 참가한 이번 군사훈련은 드론을 동원한 모의 전투를 펼치는 등 냉전 이래 최대 규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제재·관세 압박에 러시아·중국 협력 강화됐다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에브 아시아‧태평양 프로그램 대표는 11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번 합동 군사훈련을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지나치게 몰아붙일 때 두 국가가 서로 손을 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무부는 올해 4월과 8월 러시아에 연속으로 경제제재를 가했으며, 이로 인해 약 700명의 러시아 인사 및 관련 기업의 미국 입국이 금지되고 자금이 동결됐다. 제재 대상에는 러시아의 최고의 부호들과 대형 석유‧가스기업들도 포함됐다. 한편 중국은 현재 500억달러 규모의 대 미국 수출품에 25%의 관세를 물고 있으며, 10월 중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

지난 2002년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를 역임한 저우샤오촨도 같은 관측을 내놨다. 그는 11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던 중국이 다른 시장에 눈을 돌리도록 만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저우샤오촨은 또한 미국이 대 중국 강경책을 계속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과 유럽연합 국가들의 관계는 더 강화될 것이다”는 예상도 함께 밝혔다.

이번 동방경제포럼에서 양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73개의 합작투자사업, 액수로는 1,000억달러에 달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7개 프로젝트(46억달러)는 이미 완료됐으며, 중국·러시아 벤처투자펀드 조성과 기술혁신파크 건설 등 1,000만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들도 진행 중이다.

◇ 미국 압박 틈타 발 넓히는 러시아 에너지산업, 한국도 주요 타깃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협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품은 석유다. 중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작년 러시아로부터 매일 134만배럴의 원유를 수입했으며, 이는 2016년보다 23.4% 늘어난 것이다. 미국 석유가격·정보지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지난 8월 “무역 전쟁이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에너지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7월 19일(현지시각) 러시아의 북극산 LNG를 처음으로 수입했으며, 중국석유공사는 2019년부터 시베리아 야말 반도산 LNG를 300만톤 이상 수입할 계획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이 러시아 에너지산업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지목한 대상에는 한국도 포함돼있다. 한국의 석유수입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중동산 원유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예년에 비하면 그 비중이 점차 낮아지는 중이다(2016년 85.9%에서 17년 81.7%로).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카자흐스탄 등의 중앙아시아 국가와 미국, 그리고 러시아산 원유다.

러시아의 국영 천연가스 추출기업 가스프롬은 11일(현지시각) 동방경제포럼에서 러시아와 북한, 한국을 연결하는 송유관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북한의 핵미사일을 둘러싼 안보 이슈들 때문에 무산됐던 프로젝트지만 최근 한반도 정세가 완화되면서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뜻이다. 다만 아직까지 UN의 대북제재가 유효하고, 한국·북한 정상회담과 미국·북한 정상회담 등 중요 일정들이 남아있는 만큼 한국이 본격적으로 송유관 사업의 가능성을 검토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우진 기자  hwjin0216@naver.com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당 박스는 '광고'입니다.
icon인기기사
[AD]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