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쌍용자동차 노사가 내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119명 전원 복직에 합의했다. 2009년 정리해고 사태가 빚어진 지 9년 만이다.

14일 오전 쌍용차 쌍용차노조·금속노조 쌍용차지부·쌍용차(이하 노노사)는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해고자의 60%는 올해 말까지,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복직한다.

기자회견에는 최종식 쌍용차 사장과 홍봉석 노조위원장,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참석했다.

2015년 쌍용차 복직 합의에서는 복직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번 합의는 시점을 확정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복직 합의서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복직대상자가 부서배치를 받지 못하면 내년 7월 1일부터 내년 말까지 6개월 동안 무급휴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신 무급휴직자를 대상으로 교육 훈련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번 합의를 주선했던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을 따로 만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면서 “정부를 대신해 10년 동안 아픔을 겪은 가족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는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의 손을 잡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최 대표는 “2015년 합의 때는 시점을 확정하지 않아 여러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이번에는 시점을 확정했다. 노사가 손잡고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득중 지부장은 “가장 긴 밤을 보내고 이 자리에 왔다”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승적 결단을 해주셔서 합의 주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해고자들에겐 국가폭력 진상규명과 손해배상 철회 등의 과제들이 남았다”면서 “남은 과제들을 해결하고 회사의 도약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쌍용차지부는 2009년 정리해고와 싸우다 숨진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경찰의 살인진압을 지휘한 책임자 처벌,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거래 등의 문제들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지부는 아울러 ‘제2, 제3의 쌍용차 해고자’들과 지속적으로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지난 13일 오후 고(故) 김주중 조합원의 분향소를 방문해 희생자들에게 분향했다. 사측 대표가 분향소를 방문한 것은 2009년 쌍용차 사태 이후 처음이다. 김주중 조합원은 쌍용차 해고사태 이후 서른 번째 희생자로, 복직을 기다리다 지난 6월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