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히어로즈 9년 동행 깨질 위기

다음 시즌에도 넥센타이어의 로고를 가슴에 새긴 영웅군단을 만날 수 있을까.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영웅군단’ 넥센 히어로즈를 내년에도 만날 수 있을까. 어느덧 시즌 막판에 접어든 가운데, 넥센타이어와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의 동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넥센타이어와 서울 히어로즈는 2010년부터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고 동행을 시작했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히어로즈에게 넥센타이어는 구세주와도 같았다. 넥센타이어 역시 기대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재정적으로 안정을 찾은 넥센 히어로즈가 가파른 성장세 속에 강팀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2015년을 끝으로 결별에 나선 바 있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고, 2014년엔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면서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의 ‘몸값’이 대폭 뛰었기 때문이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은 더 많은 자금을 제시하며 적극성을 보인 JT트러스트와 새로운 메인스폰서 계약을 추진했다. 다만, 구단이 기틀을 잡을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준 넥센타이어에 대한 감사함을 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됐다. JT트러스트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거세게 일면서 여론이 악화된 것이다. 결국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은 JT트러스트와의 계약을 포기했다. 그리고 다시 넥센타이어와 손을 잡았다. 이는 둘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올 시즌이다. 그동안 숱한 논란에 휩싸였던 이장석 전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 대표가 지난 2월 법정구속됐다. 사기는 물론 횡령·배임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되며 야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의 경영상 난맥상 또한 곳곳에서 드러났다.

넥센타이어는 스폰서비 지급 중단이라는 강경책과 함께 강도 높은 쇄신을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 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은 만족스러운 방안을 내놓지 못했고, 양측의 어색한 분위기는 4월까지 계속됐다. 이를 둘러싼 논란과 우려가 확산되자 넥센타이어는 결국 스폰서비 지급을 재개했다. 아울러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의 행보에 대한 아쉬움도 분명히 전달했다.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발 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핵심선수 2명이 성폭행 혐의에 휩싸였고, 오랜 기간 감춰져있었던 ‘뒷돈 트레이드’ 행태까지 낱낱이 드러난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의 신뢰도와 이미지는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는 곳까지 내려앉았다. 일각에선 넥센 히어로즈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처럼 넥센 히어로즈가 프로야구의 ‘문제아’이자 ‘암적 존재’로 추락하면서 세간의 관심은 자연스레 넥센타이어의 ‘동행’ 여부로 쏠렸다. 때마침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앞서 스폰서비 지급 중단이란 강경책을 꺼내들었던 넥센타이어는 계약연장 추진에 대해서 무척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고려하면 계약을 연정할 이유가 없었으나 선수와 팬, 그리고 리그를 생각하면 무작정 발을 빼는 것도 쉽지 않았다.

우선협상기간인 8월에 들어서서면서 넥센 히어로즈의 행보를 향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양측 모두 이렇다 할 입장이나 행보를 보이지 않은 채 잠잠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야구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대승적인 결단을 통해 계약 연장 추진을 결정했지만 오히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 측이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이 스폰서비 지급 중단 등 강경한 태도와 함께 강도 높은 쇄신을 요구한 넥센타이어 대신 다른 메인스폰서를 알아보고 있다는 설도 나온다. 세간의 예상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과연 넥센 히어로즈를 내년 프로야구에서도 만날 수 있을까. 아니면 다른 스폰서를 가슴에 새긴 영웅군단을 만나게 될까. 양측의 향후 행보는 다음 스토브리그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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