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이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문재인 정부의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진행 중인 가운데 건설업계 일각에서 볼멘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남북 평화 무드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있는 건설업계 인사가 특별수행단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전해지고 있다.

◇ '방북 희망' 메시지에도 패싱된 건설협회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세 번째 만남이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된 가운데 성사됐다. 오는 20일까지 나흘간 이어질 이번 정상회담의 시작을 알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뜨거운 포옹은 전 세계인이 함께 지켜봤다.

남북 정상간의 만남이 잦으면 잦을수록 모두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 나아가 통일 한반도가 앞당겨 질 것이란 기대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한반도 해빙 무드를 어느 산업종보다 성대하게 환영해야 할 건설업계의 표정이 밝지 못하다. 200명 규모로 꾸려진 수행원 명단에 건설업계를 대표할 만한 인사가 빠졌기 때문이다.

비록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식 수행원 자격으로 방북 길에 올랐지만, 그는 항공과 물류, 수자원 등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건설업만을 챙길 수 없는 노릇이다. 이에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이 특별 수행원으로 평양길에 오르길 내심 기대했던 건설업계는 여간 실망스러운 게 아닌 분위기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 정부 쪽에 유주현 회장의 방북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다”며 “아마도 김현미 장관이 명단에 포함됐고, 다른 업종 직능 단체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이 같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IT에 밀린 건설?… SOC 경협 기대감, 힘 빠지나 

특히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두 번째로 북한 땅을 밟았을 당시, 협회장을 맡았던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특별수행원에 포함된 적이 있어 이번 정부 결정이 더욱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카쉐어링 업체인 쏘카 이재웅 대표가 수행단에 포함된 것도 볼멘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이번 수행단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경제인 중 유일한 스타트업체인 쏘카의 이 대표는 최대 ‘이변’으로 거론된다. 이 대표의 발탁 배경에 관해선 쏘카라는 사업체 보다는 IT전문가인 이 대표의 개인 역량 때문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IT 분야와 함께 통일 한반도 시대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건설업의 실무진은 배제된 상황이다. 업계 전체를 대표할 만한 직능 단체장을 비롯해 민간 분야의 건설 전문가 단 한명도 200명 안에 들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등 북한 SOC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불쏘시개를 지핀 정부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성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업계의 실망감을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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