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왼쪽) 여사와 우리 측 김정숙 여사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시사위크|평양공동취재단=은진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는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직접 나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환영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부인과 함께 평양에서 타국 정상을 맞이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 부인과 동행하는 통상적 외교 관례를 따르면서 북한을 ‘정상국가’ 반열에 올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는 4·27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5개월 만에 재회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부인이 공식적인 외교행사에 동행해 우리 측 인사를 만난 것은 리 여사가 처음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과 2007년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었지만, 부인을 공식석상에 대동한 적은 없다.

양국 간 정상회담에 양측 정상이 배우자와 함께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로 통한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 때 각각 이희호 여사, 권양숙 여사와 동행했었다. 리 여사가 공식석상에서 김 위원장을 ‘위원장’이 아닌 ‘남편’이라고 칭하며 정상회담 일정에 동행한 것은 북한이 ‘비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라 정상적 외교가 가능한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선 ‘퍼스트레이디’들의 단독 일정도 진행됐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 여사와 예술단 가수 출신인 리 여사의 공통점을 살려 김원균명칭음악종합대학 옥류아동병원 방문 일정을 양측 여사들이 함께 소화했다. 특히 음악종합대학 방문에는 김형석 작곡가와 가수 에일리·지코도 동행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여사는 (옥류아동병원) 방명록에 서명하고 엑스레이·시티실을 본 뒤 병원 내부 체육지도실에서 김 여사와 리 여사가 아이들과 대화하고 간단한 체육체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양측 퍼스트레이디가 옥류아동병원과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하게 된 배경은 북측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 수석은 “통상적으로 정상 간 일정을 정할 때는 호스트 쪽에서 여러 일정을 제안하고 거기에 동의하면 일정이 확정되는 경우가 있고 어떤 경우엔 초청을 받는 쪽에서 어떤 곳을 가겠다고 의사표현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경우는 북측에서 이런 장소를 제공하겠다고 의사표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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