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 제법 선선해진 9월, 안방극장에 때늦은 호러 열풍이 불고 있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좌측부터 '러블리 호러블리' '오늘의 탐정' '손 the guest' 포스터.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여름이 지나 제법 선선해진 9월, 안방극장에 때늦은 호러 열풍이 불고 있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KBS 2TV ‘러블리 호러블리’를 시작으로 ‘오늘의 탐정’ OCN ‘손 the guest’(이하 ‘손 더 게스트’)까지. 뒤늦은 호러 열풍이 일시적인 바람일지 아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할지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8월 13일 첫 방송한 KBS 2TV ‘러블리 호러블리’. 해당 작품은 운명을 공유하는 한 남녀가 톱스타와 드라마 작가로 만나면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그린 호러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박시후와 송지효가 케미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호러맨틱’(호러+로맨틱)이라는 복합장르를 앞세운 작품이다. 이에 공포영화급 스릴을 사랑하는 호러팬들에겐 다소 아쉬움을 자아낼 순 있지만, 무서운 걸 쉽게 접하지 못하는 시청자들의 공포심을 충족시키기엔 충분하다는 평이다.

여름이 지난 9월 시청자들에게 오싹함을 선사하고 있는 KBS 2TV '오늘의 탐정'. < KBS 2TV '오늘의 탐정' 방송화면 캡처>

KBS는 또 하나의 호러 드라마로 평일 안방극장에 오싹함을 선사하고 있다. 바로 ‘오늘의 탐정’이 주인공. ‘오늘의 탐정’은 귀신 탐정 이다일과 열혈 조수 정여울이 의문의 여인 선우혜와 기괴한 사건 속으로 빠져드는 신(神) 본격 호러스릴러다. 

등골 오싹함을 제대로 선사 중인 이지아다. 그는 사람의 생명을 조종하는 의문의 여인 ‘선우혜’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전작 ‘나의 아저씨’ 속 이미지를 비롯해 그간 보여줬던 모습과 180도 다른 역할을 소화해내며 색다른 매력을 선사 중이다. 또한 최다니엘(이다일 역)과 박은빈(정다울 역)의 케미 역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오늘의 탐정’은 캐스팅뿐 아니라 과감한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오싹함을 선사 중이다. 이지아가 사람들의 분노와 죄책감을 자극해 연쇄다발적인 살인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진행돼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배가시키고 있는 것. 귀신에 씌인 사람들을 충혈된 빨간 눈으로 표현해내는 참신한 설정 역시 시청자들의 공포감을 배가시키고 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이라는 색다른 장르로 시청자들에게 공포감을 선사하고 있는 OCN '손 the guest'. < OCN '손 the guest' 방송화면 캡처>

OCN ‘손 더 게스트’도 신선한 장르로 시청자들의 오싹함을 자극시키고 있다. ‘손 더 게스트’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에 맞선 영매와 사제,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해당 작품은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을 결합해 구축한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이라는 색다른 장르 내세우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에 ‘보이스1’을 제작한 김홍선 감독과 김동욱‧김재욱‧정은채 등 탄탄한 연기 실력을 갖춘 배우들이 손을 잡아 높은 작품성은 물론 화제성까지 잡으며 OCN 첫 수목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열었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범죄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무서움을 자아냈던 그간 공포물들과는 다르게 요즘 방영되는 드라마들은 영적인 존재를 앞세워 오싹함을 자아낸다는 부분에서 차별점을 드러낸다. 그간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장르를 만들어낸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또한 ‘러블리 호러블리’를 제외한 ‘오늘의 탐정’과 ‘손 더 게스트’의 경우 로맨스 등의 장치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호러 특색을 제대로 살려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더위가 물러간 9월 호러 열풍이 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KBS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여름에 기획을 했던 작품인데 올해 여러 스포츠 행사들이 많아서 편성이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단순한 장르보다는 여러 특색 있는 작품들을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편”이라며 “‘러블리 호러블리’는 단순한 호러가 아닌 복합적으로 장르가 섞여있고 소재가 독특한 작품이다. ‘오늘의 탐정’ 역시 탐정 등 소재 측면에서 특색이 있어서 편성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호러물다운 호러물을 안방극장에서 만나보는 게 오랜만이어서 더욱 반갑다. 더욱이 지상파에서도 신선한 시도들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이번 호러 열풍이 가진 의미는 남다르다. 과연 여름이 지난 시점에 불고 있는 신선한 색깔의 호러 드라마가 일시적인 열풍에 그칠지 아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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