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서명한 평양공동선언문의 원본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시사위크|평양공동취재단=은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를 도출했다. 문 대통령은 비공개 단독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서울에 초청했고, 김 위원장이 화답함에 따라 최초로 북한 최고지도자의 방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위원장을 서울로 초청해 연내 종전선언을 이끌어내겠다는 문 대통령의 포석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연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에게 “외국사람들도 우리 전통의장대를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 보여드린 전통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줄 수 있다”고 즉흥적인 청와대 초청을 했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아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답했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서울에 초청한 것은 연내 남북미 종전선언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남북은 평양공동선언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경제협력 분야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했다.

양 정상은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경협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했다. 연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고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 정상화,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이외에도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또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진행하고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유치에 협력하기로 했다. 다가오는 10·4선언 11주년과 3·1운동 100주년을 공동으로 기념하기 위한 행사 관련 실무협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평양공동선언문 마지막 조항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명시됐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추가로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24일 유엔총회를 이용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예정해둔 상태다. 여기에 김 위원장의 방남으로 남북미 종전선언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청와대는 평양공동선언을 ‘실질적 종전선언’이라고 평가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울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1953년부터 지금까지 65년간 이어져온 한반도 정전상태를 넘어 실질적 종전을 선언하고 그를 통해 조성된 평화를 바탕으로 공동번영으로 가는 구체적 실천방안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와대는 확대해석엔 선을 그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으로 종전선언이 이뤄질 것인지는 확정된 바가 없다. 우선적으로는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서울에 방문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남북관계 또는 동북아 안보환경에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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