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사업자(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들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프로그램공급자(PP)를 평가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불만이 나오고 있다. IPTV의 평가 항목이 과도하다는 이유에서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IPTV의 가입자가 늘어나자 유료방송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블TV 가입자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에 ‘상생 생태계’ 조성을 위한 책임감도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공급자들의 사이에서는 IPTV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IPTV가 갑질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 IPTV, PP 평가 나선다… 채널 재계약 여부 갈린다

IPTV 사업자(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들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프로그램공급자(PP)를 평가할 예정이다. 약 1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평가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IPTV는 각각 PP 채널 평가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평가 항목은 사업자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시청률 △경쟁력 △운영충실도 △산업 발전 기여도 등을 따진다. 항목별 점수를 합산해 PP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평가 방식은 △월별 △분기별 등 사업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책정한다. 평가 대상은 지상파, 홈쇼핑, 유료채널, 공공채널 등을 제외한 모든 채널이다. 

이 평가는 PP에게 매우 중요하다. 해당 평가 결과에 따라 채널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며, 프로그램 사용료 산정 기준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PP 입장에서는 1년간 시행되는 이번 평가에서 꾸준히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 PP협회 “자체제작보다 중요한 건 비위 맞추기”

문제는 ‘기준’이다. 해당 IPTV가 자사 플랫폼에 들일 PP를 평가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IPTV의 2019년도 PP 평가표에 따르면 ‘플랫폼 기여도’ 및 ‘업무 협조도’가 눈에 띈다. PP가 IPTV에 기여하는 공로를 수치로 환산해 책정하겠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불만이 나오고 있다. 플랫폼 기여도 및 업무 협조도를 평가할 때 △IPTV가 요청한 자료를 기한 내 제공했는지 △정확한 자료를 냈는지 등을 따진다는 이유에서다. 플랫폼 기여도까지 평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더 큰 문제는 이 항목들의 비중이다. 플랫폼 기여도와 업무 협조도 항목의 평가 비중이 ‘자체 제작’ 비중보다 높다. 실제 LG유플러스를 제외한 IPTV 사업자 모두 자체제작에 대한 배점 비율이 ‘플랫폼 기여도+협무협조도’ 배점 비율보다 낮거나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자체제작으로 콘텐츠 질을 높이는 대신 IPTV 사업자들의 비위를 맞추는 편이 평가에 유리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PP업계가 해당 항목의 비중을 낮춰달라고 요구하는 까닭이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IPTV 사업자들은 재허가심사위원회로부터 유료방송시장 공정경쟁 확보, 협력업체와의 상생 등에 대한 실적과 계획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된 PP 평가기준안을 살펴보면 갑질 독소 조항들이 버젓이 살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재허가 승인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며 “이대로는 PP의 콘텐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는 불공정한 시장 환경이 지속될 것이다. 공정한 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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