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리는 자민당 총선에서 승리가 유력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경선 상대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오른쪽).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아베 총리가 숱한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자민당 총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0일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아베 신조 현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총재의 임기는 3년이며, 아베 총리가 이날 열리는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여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관행상 그의 총리 임기도 2021년 9월까지 연장된다.

아베 총리의 경쟁상대는 방위성 대신과 자민당 간사장을 역임한 이시바 시게루다. ‘재팬타임스’는 16일 아베 총리가 자민당 의원 55.5%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이는 이시바 전 간사장의 지지율(34.9%)보다 20%p 이상 높다. 총리 부부가 사학재단의 국유지 매입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사학 스캔들’에 공문서 조작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추락했던 지난 4월과 비교하면 전혀 달라진 입지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각) ‘아베는 어떻게 일본의 가장 강력한 정치인이 됐나’ 제하 기사에서 견고한 경제와 정치적 결단력, 그리고 상당한 운을 아베 총리의 반등 이유로 뽑았다. 북한이 작년 하반기 동해를 향해 수차례 미사일을 발사한 것, 야당의 세력 약화에 힘입어 다수의 선거에서 자민당을 승리로 이끌었던 것, 차기 총리 후보로 주목받는 고이즈미 신지로(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의 나이가 37세에 불과하다는 것 등이 아베 총리의 ‘운’으로 거론됐다. 또한 현재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 현상유지를 바라는 심리가 크다는 것도 아베 총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한편 모건스탠리 도쿄지부의 로버트 펠드먼 수석고문은 블룸버그를 통해 “매년 좋은 정책들을 내놓은 것이 아베 총리가 살아남은 이유”라고 밝혔다. 그가 말한 ‘좋은 정책’에는 법인세 감면과 비자발급 완화, 그리고 일본은행(BOJ)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기로 합의한 것이 포함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세계 각국이 긴축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는 아베 총리의 재임기간 동안 일본 경제가 12% 이상 상승한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은행은 19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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