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이앤씨와 매각 협상, 결국 무산 수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토러스투자증권의 새 주인 찾기가 난항에 빠졌다.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진원이앤씨 측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매각 작업이 무산됐다. 언제 다시 매각 작업을 재개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토러스투자증권 관계자는 “진원이앤씨와의 매각 협상은 사실상 결렬된 상황”이라며 “언제 다시 매각 작업이 진행될지는 현재로서 알기 어렵다. 우선 지금은 여러 내부적인 문제들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개발회사인 진원이앤씨는 지난 6월 말 토러스투자증권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는 구주주의 지분 엑시트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협의였다.

당초 진원이앤씨는 구주의 경우 20~30% 가량만 인수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받아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려 했다. 그러나 토러스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손복조 회장 측은 더 많은 구주를 인수해줄 것을 요구했다. 진앤이앤씨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새롭게 등장한 인수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인수전에 뒤늦게 가세한 사모펀드 동유인베스먼트는 기존 주주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다.

이후 진원이앤씨가 6월 구주주 지분을 3년 동안 100% 엑시트해주기로 결정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결국 최근 양측의 협상이 최종 무산된 것이다.

협상 결렬 배경에 대해 토러스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초 협의했던 구주주 지분 인수 조건에 이행을 요구했지만 다른 조건을 제시해왔다”며 “애초 구주주 100%를 3년에 걸쳐 인수하겠다고 했는데, 지분 매도 신청이 생각보다 많았는지 부담을 느낀 것 같다. 진원이앤씨 측이 물량을 줄이지 않으면 계약 체결이 어려울 것 같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전문경영인인 강석호 토러스투자증권 사장은 인수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강 대표는 매각 협상 과정에서 손 회장과 의견을 보이면서 잡음을 표출한 바 있다. 아직까지 새 경영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내부적인 문제들을 정리한 후 매각 작업을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졌던 동유인베스트먼트와 재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관측된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자본시장에서 ‘큰 형님’으로 불리는 손복조 회장이 지난 2008년 설립한 곳이다. 손 회장이 지분 11.3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이외에 전북은행(7.89%), 행정공제회(7.89%), 대구은행(7.89%), 천신일(5.26%), 윤대식(3.95%), 윤강훈(3.95% )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손 회장이 야심차게 설립했으나 실적 부진과 자본잠식이 이어지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 새 주인을 맞아 재기를 노리고자 했으나 이마저도 녹록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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