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백두산 장군봉에서 기념촬영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내외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준비해간 페트병에 천지의 물을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백두산 등반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과 방북단의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시사위크|평양공동취재단=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북측의 배려로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을 등반했다. 마침 날씨도 청명해 문재인 대통령은 천지의 물을 기르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구름 한 점 없이 백두산 천지를 관람할 수 있는 날은 일 년에 며칠 되지 않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은 “반드시 우리 땅으로 (백두산을) 오르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다.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며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내친 김에 문 대통령은 천지 앞까지 내려갔다. 김정은 위원장이 “오늘 천지에 내려가보시겠느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궈보고 싶다”고 답했다. 장군봉 정상에는 양 정상 내외를 위한 티테이블이 특별히 설치돼 있었으나 마음 급한 문 대통령의 발길을 잡아두지 못했다.

천지까지의 이동은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향도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향도역을 돌아본 뒤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조그마한 케이블카 내부에는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만이 자리했다. 양 정상들이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천지로 향하는 김정숙 여사의 손에는 절반쯤 물이 채워진 500ml 페트병이 있었는데, 제주도의 물을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천지에 일부를 뿌리고 천지물을 담아 합칠 생각에서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실제 페트병에 물을 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백두산 등반 행사에는 특별수행단과 경제인들도 함께 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의 모습도 사진에 담겼다. 백두산 친교행사를 마친 문 대통령과 방북단은 오찬이 준비된 삼지연 초대소로 이동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