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가수 지코(왼쪽부터), 알리, 마술사 최현우, 가수 에일리가 18일 오후 평양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시사위크=은진 기자] 평양 정상회담에 동행한 특별수행원은 총 52명이다. 정당대표들과 정치인은 물론 현정화 탁구 감독, 가수 지코·에일리 등 남북문화교류와 관련이 있는 스포츠·예술인들도 다양하게 포함됐다. 특히 만찬 공연 시간에 한국의 젊은 층 문화를 대표하는 가수 지코의 랩을 들은 북측 인사들은 놀라 멍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졌다.

가수 지코·에일리·알리 등은 정상회담 첫날인 18일 저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공식수행원, 북측 관계자들과 가진 만찬장에서 공연했다. 지코는 자신의 곡이 담긴 CD를 직접 가져가서 공연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정화 감독은 21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측 가수들이 특별하게 어떤 특별공연이 아니라 그 안 만찬장에서만 공연을 해야 돼서 자연스럽게 (무대에) 올라가서 마이크 잡고 노래 한 곡씩 부르고 (지코는) CD를 그냥 틀어서 직접 랩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 감독은 “우리 쪽 수행원분들이 지코 팬이 많아서 흥겹게 호응해주시고 막 박수도 치고 그래서 덜 민망했는데 북한 쪽 사람들은 좀 약간 멍한 느낌을 받았다”며 “특히 알리 씨 같은 경우에는 지난번 예술공연단에 오셔서 아는 분들이 많았다. 아주 친근하게 (예술단원) 그분들과 인사하고 하는 모습을 봤다. 노래하는데도 호응이 좋고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자문단 자격으로 동행했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능라도 5.1 체육관에서 15만 군중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하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완전 합의했다’라고 얘기를 하니까 (군중들이) 약간 주춤하더라.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박수가 우레 같이 쏟아지고 함성이 나오는 것을 보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 북한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찬동하고 있다는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장관 자격으로 평양에 방문했던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번 평양 방문에 대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실감났다”고 표현했다. 정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둘째 날 아침에 고려호텔을 나서면서 대동강을 (산책 겸) 다녀오겠다고 했더니 아무도 제지하지 않더라. 제가 과거에 두 차례 갔을 때는 엄두도 못 냈고 시도를 할 수도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과거 같으면 북한에 가더라도 자유롭게 움직인다는 걸 상상할 수 없었는데 한 시간 넘게 돌아다니다가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는데 ‘투(two) 달러 주십시오’ 그러더라”며 “전에는 신호등도 안 보였는데 네거리마다 신호등이 설치돼 있었고 시민들이 굉장히 과거보다 밝고 그런 인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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