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지난 12일 울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 여름휴가에 이어 민족대명절 추석 역시 우울한 분위기 속에 맞게 됐다. 일감부족과 고용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노사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파업까지 벌어졌던 현대중공업은 추석을 앞둔 지금까지도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24일을 마지막으로 교섭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강환구 사장이 회사 경영상태의 민낯을 드러내는 담화문까지 발표했지만, 노조는 사측이 유휴인력 등에 대한 해법을 함께 찾기보단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중공업 노사갈등의 중심엔 일감부족으로 지난달부터 가동을 중단한 해양공장이 있다. 임단협 역시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사측은 기본급 동결과 임금 반납 등을 내민 반면, 노조는 기본급, 성과급, 자기계발비 등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큰 상황이라, 현대중공업 노사갈등은 추석을 지나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우조선해양도 불안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임단협을 놓고 역시 사측은 임금반납 등을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그동안의 희생과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회사 상황을 고려해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앞서 여름휴가를 앞두고 파업을 위한 준비작업을 마치기도 했다. 다만, 국민여론 등을 감안해 실제 파업에 나서진 않았다. 대신 오는 10월 금속노조에 가입해 힘을 키울 계획이다. 따라서 대우조선해양의 노사갈등 역시 출구를 찾는데 적잖은 시간과 진통이 예상된다.

그나마 가장 분위기가 좋은 것은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추석을 앞두고 3년치 임단협을 한꺼번에 마무리 지었다. 삼성중공업 노사 역시 무급휴직과 기본급 등을 놓고 입장차가 상당했으나, 추석을 앞두고 극적인 타결에 성공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수주부진이란 또 다른 고민을 안고 있다. 올해 초 수주목표를 발표하며 해양플랜트 수주에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추석이 임박한 현재까지 마수걸이 수주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기가 넘쳐야할 추석 명절이지만, 조선업계는 냉랭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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