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 방문을 마치고 삼지연 초대소에서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3차 남북정상회담이 추석 밥상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들은 유례없이 긴 시간 만남을 가졌고, 사상최초 우리 정상의 북한 대집단체조 연설, 백두산 천지 방문 등 숱한 화제 거리를 만들었다.

◇ 남북정상회담으로 추석 민심 ‘청신호’

민심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21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6%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긍정적(매우 잘함 52.5%, 잘한 편 19.1%)으로 평가했다. 한국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부정평가가 우세했으나, 긍정적이라는 응답도 30%대 중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대목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에 그대로 반영됐다. 같은 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살펴보면, 긍정평가가 지난주 대비 11% 포인트나 상승한 61%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9%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에서 상승폭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는데, 보수·진보를 떠나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확립’은 계속해서 정치권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23일 출국한다. 기조연설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9월 평양공동선언의 성과 설명' 및 '북미 비핵화 협상 중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번 뉴욕 방문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최대 분수령으로 여겨지는 만큼, 추석 내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보수야권, 민생현장 둘러보며 경제실패 적극 부각

남북정상회담 기간, 김병준 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각각 전통시장 등 현장을 찾으며 민생행보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권은 ‘경제실패론’을 부각시켜 여론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실제 남북정상회담 개최 전까지 부동산 가격 폭등, 일자리 부족, 물가상승으로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적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방선거 이후 꾸준히 하락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를 위해 남북정상회담 기간 보수야권은 민생탐방 등으로 여론전을 이어 왔다. 박정희 생가, 경기도 현장 최고위 등을 개최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국민성장론’이라는 담론을 꺼내들었다. 소득주도성장은 실패했으며, 자율시장과 공정분배를 핵심으로 하는 ‘국민성장론’이 답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근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향해 성장담론 끝장토론을 제안하면서 한 차례 이목을 사로잡은 바 있다.

바른미래당도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경제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물가상승과 자영업 위기, 일자리 부족 현상이 벌어졌다는 게 주요 비판 대상이다. 따라서 당의 주요 메시지도 정부의 대북정책을 견제하는 동시에, 경제실패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맞춰지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손학규 대표는 “관악구 신원시장을 방문하여 시장상인과 손님들을 만나고 왔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그분들의 마음에 그늘이 짙게 드리워 있음을 볼 수 있었다”며 “정부는 한반도 평화도 중요하지만 경제와 민생에 적극 신경을 써야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의 급격한 단축 등 소득주도 성장을 폐지하고, 산업생산과 기업 활동을 활성화 시키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는 지난 20일 유무선 ARS 및 무선 면접방식으로 진행해 전국 성인남녀 501명이 최종응답을 완료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 응답률은 8.5%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해 전국 성인 1,001명이 최종응답을 완료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은 1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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