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남북정상회담 기간을 거치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남북정상회담 기간을 거치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반전했다. 24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9월 3주차 주간동향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8.8% 포인트 상승한 61.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갤럽>에서는 11% 포인트 오른 61%를 기록하며 더 큰 상승폭을 보였다.

상승요인으로는 ‘남북정상회담’이 공통적으로 꼽힌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재차 확인하고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시킨 것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적 이벤트’ 수준이 아닌, 실질적 성과가 있다고 국민들이 판단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 입장에서는 고무적이다.

◇ 지지율 60% 돌파하며 국정주도권 유지

실제 24일 발표된 <KBS>와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83.4%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잘했다”고 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답방에 대해서는 무려 87.4%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체적인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2.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추가적인 지지율 상승 요인도 적지 않게 남아있다. 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권에 올랐기 때문이다. 가정이지만 이를 계기로 남북미 회담과 종전선언까지 체결될 경우, 문 대통령을 향한 칭송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예정된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도 상승요인 중 하나다.

지지율 반등에 성공하며 정부의 하반기 국정운영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 대다수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만큼, 국회의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에 대한 압력이 커지는 상황이다. 안보현안 뿐만 아니라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정책, 일자리 대책 등 다른 경제현안까지 연쇄효과로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27일 뉴욕순방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28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국정일선에 복귀한다.

◇ 경제·사회 이슈 균형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FTA 서명식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FTA 서명식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정주도권을 공고히 한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의 대부분이 ‘안보’ 이슈에 치우쳐있다는 점에서다. 일자리·부동산 등 경제이슈가 다시 전면에 올라오게 되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간 문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린 핵심 원인은 주로 경제현안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72.3%로 높게 형성됐던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7.5%가 ‘성과가 없었다’고 했다. 9.13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49.9%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봤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성공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안보와 경제, 그리고 공약 부분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종찬 R&R 본부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지나치게 정국의 무게가 북한에 기울어진 상태”라며 “북한이슈로 지지율 상승의 연쇄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내년 설 명절에 이르러서는 (다른 이슈로) 상쇄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역대 균형을 가장 잘 맞춰 나간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이다. 노벨평화상 수상과 정권재창출, 여성인재 중용 등으로 현존하는 정당들의 최고 어른으로 여전히 대접받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경우 여성인권 신장을 말하고 있지만, 북한여성 인권이나 미투운동에 대한 입장정리가 안 되고 있다. 안희정 사건과 이윤택 사건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고 여성들은 여전히 광화문에 집결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문 대통령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는 KBS의 의뢰로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다.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이 최종응답을 완료했으며 응답률은 14.4%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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