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연준은 이날 미국의 기준금리를 2.0~2.25%로 인상했다. /뉴시스‧AP
2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연준은 이날 미국의 기준금리를 2.0~2.25%로 인상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가 다시 금리를 인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종료된 26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2.0~2.25%로 높아졌다. 지난 2008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이자율이며, 한국보다도 최대 0.75%p 높다.

◇ ‘완화적’ 표현 빠진 연준의 성명서

금리인상 자체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인 만큼 시장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연준이 본격적으로 금리인상을 시작한 작년 초부터 항상 성명서에 포함돼있던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한다’는 문구가 삭제된 것은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완화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통화정책경로를 변경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장은 이를 금융위기 후부터 계속돼 온 확장적 통화정책의 종료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준이 이날 미국경제에 대해 이전보다 더 낙관적인 전망을 발표한 것도 금리인상 속도가 더 빨라지는 시나리오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FOMC는 11월 7~8일과 12월 18~19일(현지시각), 두 차례 더 예정돼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1월 FOMC에서 숨을 고른 후 12월에 다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들의 금리전망이 담긴 점도표에서는 16명의 위원들 중 12명이 연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12월 중순에 한 차례 더 인상되고, 한국은행이 올해 남은 두 차례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1%p까지 확대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아침(한국시각) 미국의 금리인상 결정에 대해 “충분히 예상한 결과였다”면서도 “내외 금리 차에 조금 더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11월 FOMC에서 금리가 다시 인상될 확률은 매우 낮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10월 18일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며 다음 회의(11월 30일)까지 결정을 미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2020년까지의 금리경로는? ‘3.5% 내외’ 유력

미국의 단기 금리전망에 대해선 ‘연내 1회 인상’이 유력한 반면, 내년도 전망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선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2019년 중 2·3·4번의 인상을 주장하는 FOMC 위원의 숫자가 각각 네 명으로 동일하다.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몇 회 올릴지에 대한 대답은 ‘기준금리를 장기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까지 높일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찾을 수 있다. CNBC의 26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FOMC 위원 다수는 기준금리를 약 2년간 장기 중립금리보다 높게 형성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고 경제성장률을 잠재경제성장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금리 수준을 일컫는다. 구체적인 수치는 경제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미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3.0%가 최대치로 추산된다.

덴마크 단스케방크의 마이클 올라이 선임 애널리스트는 ‘FX스트리트’와의 26일(현지시각) 인터뷰에서 연준이 올해 12월과 내년 3월·6월에 금리를 인상해 중립금리를 조기에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을 밝혔다. 금리 인상과 동결을 반복해 시장의 충격을 줄이는 ‘징검다리 전략’으로 금리를 3.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뜻이다. 이후부터는 경제상황과 시장의 반응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2019년 하반기와 2020년 상반기 중 1회씩 금리를 인상해 최종적으로는 3.50%에서 기준금리가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이는 연준 위원들이 밝힌 2020년 금리전망(3.5~3.75% 응답 6명, 3.0~3.25% 응답 4명)과 거의 유사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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