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이 9월말까지 경영개선안 이행에 실패하면서 사면초가에 놓였다. 사진은 김동주 MG손보 대표가 5월 3일 열린 '창립 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MG손보 제공
MG손해보험이 9월말까지 경영개선안 이행에 실패하면서 사면초가에 놓였다. 사진은 김동주 MG손보 대표가 5월 3일 열린 '창립 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MG손해보험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동주 MG손해보험 대표가 심란한 상황에 놓였다. 수익성 부문에서 어느 정도 개선의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건전성 문제는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MG손보는 9월말까지 목표로 한 자본확충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경영개선안을 마련해 당국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이 과정에서 자칫하면 경영진 교체까지 논의될 수 있는 만큼 김 대표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 9월말 자본확충 이행 불발… 당국, ‘경영개선요구’ 발동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는 금융당국과 약속했던 경영개선안을 기한까지 이행하지 못했다. MG손보는 앞서 유상증자 등을 통해 9월말까지 자본을 확충하겠다는 경영개선안을 당국에 제출한 바 있다. 이는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100% 미만까지 떨어지면서 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 권고를 받은데 따른 조치였다.

6월말 기준 MG손보의 RBC 비율은 82.4%로 업계 최하위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현행 보험업법은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비율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적기시정조치를 내리게 된다. 금융당국은 MG손보의 RBC 비율을 100%를 밑돌자 지난 5월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내렸다. 이에 MG손보 유상증자를 포함한 경영개선안을 제출했다. 당국은 9월말까지 RBC 비율을 100% 이상 올린다는 전제 아래 해당 계획안을 조건부 승인했다.

하지만 MG손보는 기한 내에 유상증자를 성공하는데 실패했다. 이는 자금을 대기로 한 재무적 투자자들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MG손보의 최대주주인 ‘자베즈제2호유한회사’를 운용하고 있는 자베즈파트너스는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미국계 PEF인 올림푸스캐피털, JC파트너스-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 등과 투자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G손보 경영진과 자베즈 측의 노력에도 9월말까지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업계에선 대주단과의 마찰도 자본확충 난항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MG손보 대주단은 지분 매각을 통한 인수합병을 요구하면서 자베즈 측과 의견 마찰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MG손보의 대주단에는 농협은행과 새마을금고, 증권금융 등이 속해 있다.

◇ 표류하는 자본 확충… 경영진 거취도 불안불안?

MG손보가 경영개선 계획을 이행하지 못함에 따라 당국은 ‘경영개선 요구’ 절차에 들어간다. 이는 앞서 ‘경영개선 권고’ 조치보다 한단계 수위가 높은 조치다. 경영개선 요구는 RBC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경영개선 권고 때 제시한 계획을 이행하지 못했을 때 취해진다.

금융위원회는 현행 감독규정에 따라 임원진 교체, 보험업 일부 정지, 점포 폐쇄 조직 축소, 제3자 인수, 자산처분 등의 경영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MG손보는 오는 11월까지 경영개선 요구사항에 대한 이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를 심사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위의 승인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MG손보는 주식 소각 등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을 수 있다.

MG손보가 벼랑 끝으로 몰리면서 김동주 대표도 좌불안석 처지다. 김 대표는 2016년 4월부터 MG손보를 이끌고 있다. 취임 후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 김 대표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MG손보는 올 상반기까지 흑자전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건전성 관리에 있어서는 수완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MG손보는 RBC 비율이 2016년말 133.6%로 당국의 권고치(150% 이상)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계속 악화돼왔다. 결국 올해들어서는 100% 미만까지 떨어지며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그 사이 자본확충 추진은 공회전을 거듭했다. 그동안 ‘백기사’ 역할을 해왔던 새마을금고가 유상증자 지원 SOS를 거절한 것이 뼈아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임기를 6개월 가량 남기고 있는 그의 앞날도 불명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당국이 이번에는 경영진 교체을 포함한 경영개선안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그의 앞날도 안갯속이다. 과연 벼랑 끝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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