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와 리그오브레전드의 PC방 점유율 격차가 10% 이상 벌어졌다. 사진은 배틀그라운드 홈페이지.
배틀그라운드와 리그오브레전드의 PC방 점유율 격차가 10% 이상 벌어졌다. 사진은 배틀그라운드 홈페이지.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배틀그라운드가 국내 게임시장에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리그오브레전드의 점유율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어느새 역전당한 뒤 10%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불법 핵 프로그램 등에 유저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탓으로, 최근 시작한 대대적인 개선작업도 아직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일 PC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점유율은 21.13%로 집계됐다. 리그오브레전드(32.02%)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지만, 하락세라는 점에서 만족스럽진 않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와 점유율 격차는 10.89%까지 벌어졌다. 올해 초 배틀그라운드가 PC방 점유율 40%를 넘기며 독주했던 상황과 대비된다.

일각에선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이하 배그 모바일) 출시로 이용자가 분산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펍지는 텐센트와 함께 개발한 배그 모바일을 올해 5월 중순부터 국내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2일 구글 플레이기준 배그모바일의 매출순위는 33위, 무료 게임순위 13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는 배그 모바일의 출시 후 2개월이 지난 7월에도 PC방 점유율 26.27%로 1위에 올랐다. 모바일 배그로 이용자들이 갑작스레 이동했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 8월부터 배틀그라운드의 게임성 개선을 위해 실시된 '픽스펍지 프로젝트'. / 펍지
지난 8월부터 배틀그라운드의 게임성 개선을 위해 실시된 '픽스펍지 프로젝트'. / 펍지

업계에선 부진의 원인으로 버그와 불법 핵 프로그램 등을 꼽는다. 물론 펍지는 불법 프로그램 사용 계정을 꾸준히 적발, 차단조치 중이다. 그간 불법 프로그램 사용을 사유로 차단한 배틀그라운드의 계정 수는 1,000만개가 넘는다.

하지만 유저들은 여전히 게임 내 핵 유저들이 많다고 하소연 중이다. 또 적의 위치를 보여주는 핵 프로그램(ESP)의 경우 제재당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는 불법 프로그램의 적발 시스템이 신고기반으로 운영된 탓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펍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8월부터 ‘픽스펍지(FIX PUBG)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러나 핵 프로그램 이슈와 관련해선 신고를 당한 유저가 제재 받을 경우 신고자에게 결과를 안내하는 시스템만 도입된 상태다.

현재 펍지는 핵 프로그램 방지 솔루션의 고도화를 진행하는 한편, 수사당국에게 핵 프로그램 개발·판매자의 수사도 의뢰한 상태다. 성과를 보기 위해선 기다림이 필요하다.

다만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국내 PC방 서비스를 시작했고, 배틀로얄 모드를 탑재한 ‘블랙 옵스4’가 국내 출격을 대기 중이다. 시간이 펍지의 손만 들어주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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