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산 원유수입 비중을 낮추고, 대신 아프리카산 원유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의 원유정제공장. /뉴시스·AP
중국이 미국산 원유수입 비중을 낮추고, 대신 아프리카산 원유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의 원유정제공장.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중국이 지난 9월부터 미국산 원유 수입을 제한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각) “중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은 완전히 중단됐다”는 시에 춘린 차이나 머천트 에너지 쉬핑(CMES) 대표의 발언을 보도했다. 춘린 대표는 이날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마리타임 포럼의 연례총회에서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이와 같은 불운한 일이 일어났다”며 “선박업계에 좋지 않은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16년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원유 거래는 작년 중 급속도로 규모가 확대됐다. 17년 3분기까지 월평균 400만배럴 수준이었던 중국의 원유수입 규모는 올해 5월 1,390만배럴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여름 들어 양국의 무역 분쟁이 격화되고, 중국이 지난 9월 19일 발표한 보복관세 리스트에 액화천연가스(LNG)를 포함시키면서 서부텍사스원유(WTI)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도 자연스레 급감했다. 로이터통신이 ‘레피니티브 아이콘’의 선박추적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9월 중 중국으로 수출된 미국산 원유의 양은 60만배럴에 불과했다.

미국은 중국에 관세 압박을 가하는 한편, 또 다른 중요 산유국인 이란에도 강력한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은 미국산 원유의 빈자리를 중동산으로 대체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제3의 원유수입처를 찾는 중국은 미국·이란 대신 아프리카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3일(현지시각) 중국의 10월 원유수입통계를 분석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중국이 10월 1~3일 동안 서부 아프리카에서 수입한 원유의 양은 일평균 171만배럴에 달했다. 관련 자료가 집계된 2011년 8월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이 미국산 셰일오일과 품질이 비슷한 서부 아프리카 원유의 수입을 늘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영석유기업 시노펙의 자회사 ‘유니펙’은 이번 달에만 3,000만배럴의 서부 아프리카 원유를 수입할 계획이며, 다른 민간 정유기업들도 서부 아프리카 원유의 구매를 확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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