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수감 중인 신동빈 회장의 2심 선고를 하루 앞둔 4일 롯데그룹이 총 경품 규모가 50억원에 달하는 '롯데 엘드림 페스타’를 계획을 밝혔다. / 뉴시스​
​구속 수감 중인 신동빈 회장의 2심 선고를 하루 앞둔 4일 롯데그룹이 총 경품 규모가 50억원에 달하는 '롯데 엘드림 페스타’를 계획을 밝혔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막판을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참가 업체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행사 종료 3일을 앞두고 소비 진작을 위한 추가 이벤트를 실시하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어서다. 특히 주요 참가 업체인 롯데의 파격 행보가 눈에 띄는데, 이를 두고 하루 뒤로 예정된 신동빈 회장의 2심 선고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수명 연장 가능성 본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열흘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던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도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평일인 5일 금요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번 주말 이틀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금까지의 분위기로 미뤄봤을 때 올해 역시 코세페가 당당히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타이틀을 달기는 힘들 전망이다. 행사의 흥행 여부를 가늠할 할인율과 품목이 여전히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설마’하는 마음에 백화점을 찾았다 ‘역시나’라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소기의 성과는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행사 기간과 관련 예산이 지난해 대비 각각 30%, 67% 씩 줄어든 가운데서도 참가 기업들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체면을 차릴 수 있었다. 행사 개막이 임박한 시점에서 230여 곳에 불과했던 참가 기업 수는 차츰 늘어나 현재는 448곳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이로써 지난해 참여 기업 수(446개)를 소폭 앞서게 됐다.

코세페가 어렵게나마 내년을 기약할 수 있게 된 데는 기업들의 역할이 컸다. 자의든 타의든 내수를 촉진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정부의 구상에 공감을 표시한 기업들이 없었다면 코세페는 3년 만에 좌초될 운명에 처했을 게 자명하다. 특별한 반대급부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국가적 할인 행사에 동참한 기업들이야 말로 코세페의 수명을 연장시킨 1등 공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코세페를 언급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롯데다. 당초부터 코세페가 유통과 제조, 관광 분야에 맞춰져 있다 보니 국내 최대 유통그룹인 롯데의 이름이 빠질 수 없다. 실제로 롯데는 전체 그룹사를 통틀어 최대 규모인 12개 가량의 업체들이 참가하고 있다. 주목도가 높은 백화점과 면세점을 비롯해 마트, 호텔, 카드, 렌터카 등이 참여 업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신동빈 2심 선고 D-1, '그랜저 100대' 쏜 롯데

롯데는 행사 막바지까지도 코세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5일부터 이번 코세페 참가 업체 대부분이 참여하는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한다. 비록 행사는 코세페가 종료된 다음달 말까지 계속되지만, 행사명(롯데 엘드림 페스타)을 봤을 때 다분히 코세페와 연계해 마련한 프로모션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롯데 엘드림 페스타의 총 경품액은 50억원에 달하는 유례가 없는 규모다. 롯데는 우선 그랜저 IG 승용차 100대를 경품으로 내걸었는데, 이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의 모닝 승용차 88대를 압도한다. 이처럼 롯데가 코세페 폐막을 앞두고 ‘통’크게 나온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바로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신동빈 회장과의 연관성이 주목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5일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8개월째 구속 수감된 신 회장의 2심 선고가 나오는 날이다. 장기간 총수 부재로 인해 롯데는 사실상 각종 투자 계획과 M&A 등 굵직한 의사결정이 멈춰 있는 상태다. 집행유예를 통해서라도 신 회장이 석방되길 기원하는 롯데가 최적의 타이밍에 일종의 성의 표시를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 행사 때도 소비 진작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으며, 이번 페스타 역시 회장님과는 무관하게 마련된 마케팅"이라며 확대 해석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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