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4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심재철 의원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 뉴시스
제364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심재철 의원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부정사용 의혹을 제기하자 불똥은 국회로도 튀었다. 기밀이 유지되는 특수활동비와 달리 업무추진비는 공적인 업무를 위해서만 사용돼야 하기 때문에 모든 기관이 동등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에서다. 심 의원이 정부 비인가자료를 공개하면서 주장했던 국민의 알 권리취지에도 맞는다는 논리다. 정의당을 포함해 개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 업무추진비도 공개하자는 목소리가 여론에 힘입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추세다.

심 의원은 청와대가 주말과 야간 시간대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은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1시 이후에 클린카드’(업무추진비로 결제되는 정부구매카드)를 사용할 경우 공적인 업무 때문에 썼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데 청와대가 술집·호프집 등에 업무추진비를 쓴 것은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에 청와대는 모든 비용은 추가근무 및 국정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정당하게 처리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해당 내용과 관련한 심 의원의 질의에 마치 심 의원이 국회 보직하고 계실 적에 주말에 쓴 것과 똑같은 것이다. 그 기준으로 봐주셔야 한다해외출장 중에 쓰신 국내 유류비도 같은 기준으로 저희가 의원님이 의정활동 하시면서 (업무추진비를) 쓰신 걸로 믿고 있다고 대답해 국회 업무추진비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국회도 자진해서 업무추진비를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 바른미래당이 국회 업무추진비 공개에 앞장설 것을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요청한다국가안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국회가 업무추진비를 그동안 숨겨왔던 것은 정말 반성하고 부끄러워해야 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하 최고위원은 이어 특수활동비도 사실 공개해야 하는데 여태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보안 정도가 극히 낮은 업무추진비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의 세금을 쓰고 있는 국회의 의무를 저버리고 있는 것이라며 국회의장, 모든 당 대표들이 모여서 업무추진비를 공개할 것으로 결의해주길 바란다. 그게 안 된다면 바른미래당이라도 먼저 국회 업무추진비 공개에 앞장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드린다고 강조했다.

업무추진비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정의당이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청와대 업무추진비 논란과 관련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청와대 직원들이 야근을 하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먹었으면 문제가 안 됐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국정감사가 있는 이맘 때 국회는 밤낮과 주휴 가리지 않고 불빛이 환하다. 보좌진들이 한창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는 이 보좌진들에게 삼각김밥 먹으며 버티라고 할 수 없다. 청와대라고 다르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 알권리에 부합하는 업무추진비 자료는 앞으로 과감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이를 위해 국회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이미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기로 한 국회가 이제는 업무추진비 내역을 먼저 투명하게 공개해야 행정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할 명분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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