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전직 경찰 총수로는 처음이다. 검찰이 아닌 친정인 경찰의 수사를 받았고, 경찰서에서 구금 상태로 대기하다 영장발부와 함께 그대로 구속수감됐다. 바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얘기다. 그는 자신이 구속된 5일을 치욕적인 날로 기억할 수밖에 없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조현오 전 청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을 총지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전국의 보안사이버요원 등 경찰관 1,500여명을 동원해 천안함 사건,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등 주요 사회 현안과 관련해 정부와 경찰에 우호적인 게시글을 올리도록 했다는 것이다. 수사단이 현재까지 확인한 글만 1만2,800여건이다.

조현오 전 청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전날 법원에서 영장심사를 마친 뒤에도 취재진에게 “큰 책임을 느끼고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허위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경우 적극 대응하라 얘기를 했을 뿐 본래 의도했던 것과 달리 댓글을 달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조현오 전 청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2014년 3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부산지역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또다시 기소됐다. 항소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법정구속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