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글로벌에 대한 내부 불만이 온라인상으로 터져 나온 가운데, 회사 측은 대대적인 조직문화 개선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진글로벌에 대한 내부 불만이 온라인상으로 터져 나온 가운데, 회사 측은 대대적인 조직문화 개선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자수성가형 부자로 꼽히는 이상일 일진글로벌 회장이 온라인상에 제기된 내부 직원들의 불만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다.

직장인들의 익명게시판 앱으로 유명한 ‘블라인드’가 최근 일진글로벌을 둘러싼 논란으로 시끌시끌하다. 갑질이 만연한 기업문화를 지적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해외출장자에게 양주 구입 심부름을 시킨다는 폭로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일진글로벌은 해외출장자 준수사항을 공지하며 “조니워커블랙 750ml 구입 후 서울본사 재무팀으로 행낭 발송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업무 차 해외에 방문하는 직원에게 ‘양주 심부름’을 시키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다. 연차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거나, 퇴근 후 또는 휴가 도중에도 업무지시가 내려온다는 등 구시대적 행태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 또한 무척 다양하다. 심지어 블라인드 앱 설치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 같은 내부불만은 비단 블라인드를 통해서만 확인되는 것이 아니다. 유명 취업정보 포털사이트에서도 일진글로벌에 대한 혹평이 난무한다. 모두 전현직 직원들이 남긴 평가다. 내용은 대부분 일맥상통한다.

“군대문화 때문에 뭘 해도 눈치가 보인다.”
“연차휴가 4일, 칼퇴근은 꿈”
“야근이 너무 많다.”
“근무강도가 강해 자기생활을 갖기 어렵다.”
“봉급은 비교적 높지만, 각종 복지제도가 부족하다.”
“매우 폐쇄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누군가 입사한다면 말리고 싶다.”

그나마 높은 만족도를 준 전직 직원 역시 단점으로는 “야근수당이 따로 없다. 밤 11시에 퇴근을 하는데 그에 따른 보상체계가 미비하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혹평 속에 해당 포털사이트의 일진글로벌 만족도는 2.2점(5점 만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업무와 삶의 균형’(1.6점), ‘사내문화’(1.7점), ‘경영진’(1.7점) 등에 대한 평가가 낮았다.

일진글로벌이 ‘자수성가’를 상징하는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이 같은 내부불만은 더욱 눈길을 끈다. 이상일 일진글로벌 회장은 포브스코리아가 발표한 ‘한국 50대 부자’ 명단에 50위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상일 회장은 22명의 자수성가형 부자 중 최고령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진글로벌 관계자는 “해외출장자에게 양주 구매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나, 강제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조직문화가 다소 경직돼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이번에 제기된 각종 불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현재 대대적인 조직문화 개선에 착수했으며, 불만으로 제기됐던 당직근무 및 카톡업무방은 바로 폐지했다.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조직문화를 세심하게 챙기지 못하고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며, 성장통을 겪는다는 마음으로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변화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