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초연’이 공개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왼쪽부터) 배우 바이바이 허·정수문관금붕 감독·엔지 치우·량융치 /이영실 기자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초연’이 공개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왼쪽부터) 배우 바이바이 허·정수문관금붕 감독·엔지 치우·량융치 /이영실 기자

[시사위크|부산=이영실 기자]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초연’이 공개됐다. 라이벌 관계였던 두 여배우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성장을 담았다.

5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는 홍콩 영화 ‘초연’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관금붕 감독, 배우 엔지 치우·정수문·량융치·바이바이 허 등이 참석했다.

관금붕 감독과 정수문은 2005년 영화 ‘장한가’ 이후 13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게 됐다. 정수문은 “13년 전에 관금붕 감독과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적이 있다”면서 “그때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서 부담이 있었는데 지금은 몸도 마음도 맑은 상태로 오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엔지 치우와 량융치는 올해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엔지 치우는 “부산은 굉장히 아름다운 도시인 것 같다”면서 “정말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미 자리를 잡은 성공한 영화제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각 나라의 많은 영화인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량융치는 “한국 관객들과 만날 기회를 만들어준 관금붕 감독에게 감사하다”면서 “‘초연’은 모든 배우들이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만든 작품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바이바이 허도 부산은 처음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 서울에는 영화 홍보차 간 적이 있었는데 부산국제영화제는 처음”이라면서 “부산은 서울과는 또 다른 느낌의 도시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감독님, 선배 배우들과 함께 촬영하게 돼서 영광”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영화에 대해 교감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초연’은 왕년의 스타이자 베테랑 여배우 위안시울링(정수문 분)이 바람둥이 남편이 죽은 지 일 년 만에 연극계로 돌아올 계획을 세운 뒤, 자신의 가장 큰 라이벌이었던 허위원(량융치 분)과 함께 연극 ‘두 자매’에 출연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중 라이벌 관계로 호흡을 맞춘 정수문과 량융치는 “실제 라이벌은 내 자신”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정수문은 “실력은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을 극복해야 나오는 것 같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나의 라이벌은 내 자신”이라고 말했다. 또 ‘초연’에 대해 “초반에는 두 여배우의 라이벌 관계가 주요 내용을 이루는 것 같지만 사실은 두 사람의 숨겨진 상처나 아픈 과거들을 보여주고, 이해해나가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량융치도 정수문 말에 동의했다. 량융치는 “가장 큰 라이벌은 자신이 아닐까 싶다”라며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도전을 해서 그것들을 초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초연’에는 트랜스젠더나 동성애자 등 성적 소수자가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 관금붕 감독은 “남성을 전형적으로 그리지 않는 것은 내 전작에서도 많이 나타났다”라더니 “극중 감독이 트랜스젠더로 나오는데 이 영화를 본 친구들이 ‘너도 사실 여자가 되고 싶은 것 아니냐’고 물어봤다”고 밝혔다. 관 감독은 “친구들에게 ‘내 마음속에는 민감하고 예민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남자로 살겠다’고 답했다”라며 “어떻게 보면 내 스스로를 자웅동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동성애 코드가 느껴지는 것에 대해서는 “감정의 종류라는 것은 굉장히 다양하다”라며 “정소문과 바이바이 허가 연기한 캐릭터가 미묘한 부분들이 있지만 주인공의 팬으로서 무대를 떠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보여준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동시대 거장 감독들의 신작 및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화제작을 상영하는 부문으로, 세계 영화미학의 최전선을 소개한다. ‘초연’ 외에 일본 영화 ‘킬링’과 국내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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