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1 21:19 (수)
[끝없는 집안일, 돈으로 환산하면? ②] 여성 1명 가사노동 가치, 연간 1077만원
[끝없는 집안일, 돈으로 환산하면? ②] 여성 1명 가사노동 가치, 연간 1077만원
  • 김민성 기자
  • 승인 2018.10.09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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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준비와 청소, 빨래, 아이 돌보기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집안일’. 이 같은 가사노동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8일 통계청이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해 발표했다. 국가통계기관이 가사노동의 보이지 않는경제적 가치를 평가해 공식 통계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은 가사노동시간을 추출할 수 있는 생활시간조사가 5년 단위로 이뤄지는 까닭에 1999년과 2004, 2009, 2014년의 가치만 추계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여성 1인당 가사노동가치는 연간 1,076만9,000원으로, 남자(346만8,000원)의 3배 수준이었다. 여자의 가사노동 부담이 남자에 비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사진은 지난 6월 18일 한국가사노동자협회, 우렁각시, 한국YWCA연합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 국제가사노동자의 날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19, 20대 국회를 향해 ILO 가사노동자 일자리 협약 비준 고용개선 법률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여성 1인당 가사노동가치는 연간 1,076만9,000원으로, 남자(346만8,000원)의 3배 수준이었다. 여자의 가사노동 부담이 남자에 비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사진은 지난 6월 18일 한국가사노동자협회, 우렁각시, 한국YWCA연합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8 국제가사노동자의 날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19, 20대 국회를 향해 ILO 가사노동자 일자리 협약 비준 고용개선 법률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통계청이 8일 발표한 ‘가계생산 위성계정 개발 결과(무급 가사노동가치 평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360조7,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여성 가사노동 가치는 272조4,650억원, 남성 가사노동 가치는 88조2,650억원으로 나타났다.

1인당 가사노동 가치로 따지면 여자는 연간 1,076만9,000원으로, 남자(346만8,000원)의 3배 수준이었다. 여자의 가사노동 부담이 남자에 비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실제 2014년 기준 남자의 무급 가사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53분이었지만, 여자는 214분(3시간34분)으로 4배나 많았다. 무급 가사노동가치 구조에서 차지하는 성별 구성비 역시 여성이 75.5%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 가사노동 시간, 여자가 남자보다 3배 높아

가사노동 가치는 남녀 불문하고 증가세를 보였다. 여성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 평가액은 1999년 115조8,530억원에서 2014년 272조4,650억원으로 증가했고, 남성 역시 1999년 29조1,420억원에서 2014년 88조2,65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가사노동 가치 평가액 비중을 보면 남성은 계속 증가한데 반해, 여성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남자 가사노동 가치 평가액 비중은 1999년 20.1%에서 2014년 24.5%로 늘어났다. 반면, 여자는 같은 기간 79.9%에서 75.5%로 감소했다.

통계청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면서 남자의 가사노동 비중이 증가했고 음식준비와 미성년 돌보기 등에서 여자의 가사노동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여성의 전체 가사노동 평가액에서 음식준비 비중은 1999년 35.9%에서 2014년 34.4%로 줄었다. 자녀돌보기 비중은 2014년 25.0%에서 2014년 21.7%로 감소했다.

가사노동 가치 평가액 비중을 보면 남성은 계속 증가한데 반해, 여성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무급 가사노동가치 구조에서 여전히 여성의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통계청
가사노동 가치 평가액 비중을 보면 남성은 계속 증가한데 반해, 여성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무급 가사노동가치 구조에서 여전히 여성의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통계청

남자의 무급 가사노동시간은 1999년 41분에서 2004년 46분, 2009년 49분, 2014년 53분으로 꾸준히 늘었다. 여자의 무급 가사노동시간은 1999년 238분에서 2004년 227분, 2009년 223분, 2014년 214분으로 지속해서 감소했다.

가사노동 행위별 비중을 보면 남성은 자녀돌보기 평가액이 25조5370억원(28.7%)으로 가장 컸고, 음식준비가 13조7,360억원(15.6%)으로 뒤를 이었다. 반대로 여성은 음식준비가 93조9,020억원(34.4%)으로 비중이 가장 컸다. 자녀 돌보기는 59조2,430억원(21.7%)으로 음식준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기혼 인구의 가사노동 가치 평가에서도 남성은 5년 전보다 39.0% 증가해 여성(30.3%)보다 증가율이 높았다.

◇ 가사노동 가치 권익 향상으로 이어질까

정부가 가사노동 가치를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정부는 가사노동의 가치를 GDP(국내 경제주체가 창출한 부가가치의 총합)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가사노동은 다른 경제 부문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독립적인 활동인 데다 시장 판매 목적이 아니어서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적절한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공식 통계가 없다 보니, 전업주부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경우 손해배상기준이나 이혼 때 재산분할 등에서도 마땅한 지표가 없었다. 이에 통계청은 비시장 가사노동의 사회적 가치가 상승하면서 국제연합(UN) 등 국제기구에서 대안적인 가계생산 위성계정 작성을 권고함에 따라 가계생산 위성계정을 개발했다.

통계청은 “무급 가사노동의 적절한 인정과 평가를 통해 성장 및 복지정책 수립․평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이번 통계조사의 의미가 적지 않다”며 “생산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무급 가사노동을 화폐가치화 함으로써 소득측정 대상 영역을 확대하고 국내총생산(GDP) 등 소득통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가계생산 위성계정은 기초자료가 되는 ‘생활시간조사’의 작성 주기에 맞춰 1999년부터 5년마다 작성된다. 2014년 이후 5년 주기가 도래하는 2019년 통계는 그 다음 해인 2020년에 작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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