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살인개미'라 불리는 붉은불개미가 최근 안산 한 물류창고에서 발견돼 검역당국이 합동조사를 벌이고 있다. 붉은불개미는 지난해 9월 부산항에서 처음 발견된 후 인천, 안산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 뉴시스
일명 '살인개미'라 불리는 붉은불개미가 최근 안산 한 물류창고에서 발견돼 검역당국이 합동조사를 벌이고 있다. 붉은불개미는 지난해 9월 부산항에서 처음 발견된 후 인천, 안산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벌써 8번째다. 지난해 9월 부산항에서 처음 발견된 후 인천, 안산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일명 ‘살인개미’로 불리는 ‘붉은불개미’ 얘기다. 몸길이 3~6mm로 작지만, 강한 번식력에 독성물질이 섞여 있는 침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발견될 때마다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 이번엔 안산… 여왕 붉은불개미 아직 못찾아

관계당국에 따르면 8일 오전 안산 반월공단 한 물류창고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한강유역환경청 등 관계 기관에 통보하고, 즉각 방제작업에 착수했다.

검역당국 관계자는 “현장에서 개체를 조사한 결과 붉은불개미로 최종 확인됐다”며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번식능력이 없는 일개미로, 개체수는 약 6,000여마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제작업을 벌인 결과, 모두 사멸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추가로 붉은불개미가 발견될 상황에 대비해 관계기관 전문가들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컨테이너는 지난달 8일 중국 광둥성에서 출발해 같은 달 11일 오후 인천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 물류창고로 옮겨진 것은 8일로, 약 27일 동안 인천항에 적치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검역당국은 해당 컨테이너가 약 한 달간 적치됐던 인천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에서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합동조사를 벌이고 있다. 8일 오후 붉은불개미 30여마리를 발견한데 이어 9일 오전 50여마리가 추가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왕 붉은불개미’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와 환경부, 국립생태원 등은 아직 여왕개미가 발견되지 않은 만큼 수색에 나설 방침이다. 여왕 붉은불개미 발견이 우려를 키우는 이유는 뛰어난 번식력 때문이다. 서식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붉은불개미는 하루 1,500개의 알을 낳는다.

붉은불개미는 적갈색을 띠고 꼬리 부분에 날카로운 침을 지니고 있는 개미로,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에 속한다.

적갈색을 띠고 있으며 몸길이 3~6mm 크기로, 꼬리 부분에 날카로운 침을 지니고 있다. 이 침에는 벌이나 독거미·지네 등에 있는 독성물질인 포스폴리파아제, 히알루로니다아제 등이 섞여 있다. 따라서 이 침에 찔릴 경우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심할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붉은불개미’가 ‘살인개미’로 불리는 이유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붉은불개미의 독성이 꿀벌과 비슷한 수준으로,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붉은불개미는 주로 화물을 따라 외국에서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가 지난 7월 인천 중구 인천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서 붉은불개미 개체 포집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국내에서 발견되는 붉은불개미는 주로 화물을 따라 외국에서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가 지난 7월 인천 중구 인천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서 붉은불개미 개체 포집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 항만서 주로 발견, 검역 실효성 의문

국내에서는 2017년 9월 2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 컨테이너 적재장소에서 개미 25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29일 같은 장소에서 1,000여마리가 서식하는 개미집이 발견됐다. 당시 검역당국은 여왕 붉은불개미를 찾지 못했다.

올해 들어선 2월 인천항, 5월 부산 북항 등에서 발견된 데 이어 6월 평택 당진항에서도 나왔다. 7월에는 인천항에서 여왕개미 1마리를 비롯해 총 776마리의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 이는 붉은불개미가 국내에서 알을 낳았다는 것으로, 붉은불개미의 단순 유입을 넘어 번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높였다.

지난달엔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내 조경용 중국산 석재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되기도 했다. 해당 석재는 부산 감만부두터미널에서 개장해 곧바로 아파트 건설현장으로 이동된 것이었다. 당시 시와 검역본부는 밀봉해 두었던 석재에서 여왕개미 1마리, 공주개미 2마리 등 약 830마리의 붉은불개미를 발견했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붉은불개미는 화물을 따라 외국에서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붉은불개미가 발견되고 있는 곳은 전 세계 각 지역의 화물이 드나드는 항만인 경우가 다수다.

한편 검역당국은 지난해 9월 부산에서 붉은불개미가 처음 발견된 이후 검역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아직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개미류 유입이 의심되는 모든 수입 컨테이너를 열어 검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연간 1,300만개가 수입되는 컨테이너를 전수 조사하기 어렵자 수입업자에게 자진 소독을 권유키로 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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