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국내 상장기업 업무방식 실태 분석... 업무방식 종합점수 100점 만점에 45점

국내기업 업무방식이 100점 만점에 45점에 불과할 정도로 비효율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기업 업무방식이 100점 만점에 45점에 불과할 정도로 비효율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알아서 해와.” A 임원이 프로젝트를 맡기며 내린 지시다. 담당팀은 비상이 걸렸다.
첫 보고에서 A 임원은 “그렇게 의중을 모르냐”며 다그쳤다.
두 번째 보고에선 “시킨 것만 하냐”는 질책이 돌아왔다. 다시 야근을 시작했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국내 기업들이 ‘스마트워크’를 외치면서도 여전히 스마트하지 못한 업무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 상장사 직장인 4,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내기업 업무방식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 업무방식 종합점수 100점 만점에 ‘45점’

직장인들은 국내기업 업무방식 종합점수를 100점 만점에 ‘45점’으로 평가했다. 부문별로는 ▲업무 방향성(업무의 목적과 전략이 분명하다) 30점 ▲지시 명확성(업무지시 시 배경과 내용을 명확히 설명한다) 39점 ▲추진 자율성(충분히 권한위임을 한다) 37점 ▲과정 효율성(업무추진 과정이 전반적으로 효율적이다) 45점 등으로 모두 50점 이하로 조사됐다.

업무과정이 비합리적인 이유(복수응답)로는 ▲원래부터 의미 없는 업무(50.9%)라는 응답이 가장 많이 꼽혔다. 다음으로 ▲전략적 판단 없는 ‘하고보자’식 관행(47.5%) ▲의전·겉치레에 과도하게 신경(42.2%) ▲현장실태 모른 체 전략수립(41.8%) ▲원활치 않은 업무소통(40.4%) ▲비계획적 업무지시(38.8%) 순으로 조사됐다.

‘업무방식’하면 떠오르는 단어도 부정적인 단어가 대거 차지했다. 예컨대 ▲비효율 ▲삽질 ▲노비 ▲위계질서 등의 단어가 86%를 차지한 반면 ▲합리적 ▲열정 ▲체계적과 같은 긍정어는 14%에 불과했다.

◇ “수동적인 업무태도, 비율효적 업무방식이 원인”

보고서는 비효율적인 업무방식의 영향으로 무너진 워라밸과 수동적 업무태도, 세대갈등을 꼽았다.

조사 결과 직장인들은 ‘워라밸’ 점수를 ‘57.5점’으로 평가했다. 워라밸이 낮은 원인으로는 ‘불필요·모호한 업무’(30.0%), ‘무리한 일정 설정’(29.5%), ‘갑작스러운 지시’(7.9%) 등 비과학적 업무 프로세스가 67.4%를 차지했다. 이와 달리 ‘업무량 과다’(16.3%), ’눈치 주는 기업문화’(12.3%)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비과학적 업무방식이 직장인의 동기부여를 저해하고, 수동적인 업무태도를 만든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업무를 하며 보람을 느끼기 어렵다’고 응답한 직장인은 71.0%나 됐다. ‘직원은 회사의 소모품’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도 57.4%로 조사됐다. ‘업무방향이 이상해도 지시받은 대로 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60.1%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경민 이머징 리더십인터벤션즈 대표는 “젊은 세대를 워라밸만 챙기는 개인주의자로 바라보기보단 자기성장을 바랄 수 없는 업무과정을 겪으며 일 대신 회사 밖 삶을 선택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오히려 이들은 자기가치 실현욕구가 강해 동기부여만 되면 일에 몰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준 대한상의 팀장은 “‘Why(왜)에 대해 협의하지 않는 리더십’과 ‘Why를 질문하지 않는 소통문화’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면서 “모호하게 지시해도 ‘척하면 척’ 알아야 하고, 질문하면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간주하는 문화는 업무과정 전반의 비효율이 가중돼 악순환만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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