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현미 장관이 물을 마시고 있다. / 뉴시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현미 장관이 물을 마시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룸살롱, 안마시술소, 단란주점 그리고 카지노까지. 청렴이 강조되는 공직사회와는 다소 동떨어진 유흥‧향락 업소들이 연이어 국토교통부와 연계해 신문지상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출장 중 강원랜드를 출입하거나 근무시간에 술을 마시는 등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저버리는 일이 속출하고 있어 국토부 직원들의 공직기강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출장 가서 카지노 들락, 흔들리는 공직기강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토부 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강홍수통제소 6∼7급 직원 3명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강원랜드를 수십회씩 드나들다 경고·주의 조치를 받았다. 한강유역의 수문 조사 및 관측을 담당하는 한강홍수통제소는 올해 6월부터 환경부 소속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이들이 강원랜드를 출입했을 당시엔 국토부 소속이었다.

이들 3명이 과거 1년 넘게 강원도 출장 중 카지노를 출입한 횟수는 총 41회에 달했다. 운영지원과에 근무하는 A씨는 강원지역 수문관측소 점검 차 이 지역에 출장(32회)을 다녀오면서 21번 카지노에 입장했다. 전기통신과에 근무하는 B씨는 A씨와 동행하거나 단독으로 이용한 경우를 합해 총 17회 출입한 기록이 나왔다. 예보통제과 소속인 C씨는 10번의 강원 지역 출장에서 3번 카지노를 다녀왔다.

안 의원에 따르면 이들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일과가 종료된 후 카지노를 출입하게 됐다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카지노 방문을 위한 허위 출장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거나 일과 시장에 카지노를 방문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과 시간 이후라도 출장 중 카지노를 수차례 방문한 건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서 정한 ‘성실 의무’에 위반 된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 유흥업소서 1,279만원?, 법정단체 관리소홀 도마

근무시간 중 술을 마시고 근무지를 이탈한 사례도 있었다. 4급 과장 D씨는 출장업무 수행 중 점심시간에 음주를 하고 사무실로 4차례 복귀하지 않아 전보 조치가 내려졌다. 이외에도 D씨는 올해 초 사적으로 부하 직원에게 막걸리나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일부 여직원들에게 새벽시간 등 업무 후에 수십 차례 전화를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국토부 산하기관의 기강해이도 도마에 올랐다. 10일 이은권 의원(자유한국당)이 ‘최근 3년간 국토교통부 산하 법정단체의 감사내역’을 검토한 결과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이라는 법정단체는 과거 3년(2014~2016년)간 룸살롱, 안마시술소 등 유흥업소에서 총 1,279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이 단체는 유흥업소 사용내역을 총무부에 의뢰하면서 회의비로 기재해 처리했다. 이 의원은 “(산하 법정단체를) 제대로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토부의 관리 소홀이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내부 직원의 택지 개발 정보 유출로 곤욕을 치르고 있던 상황이라 더욱 곤궁한 처지에 몰리고 있다. 지난달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밝혀진 경기도 내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 정보가 담긴 자료는 경기도에 파견돼 있던 국토부 직원이 유출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10일 국토교통위원회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현미 장관은 이달 중 감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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