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이하 어린이가 화상 질환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이 ‘화상’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진료인원은 지난 2006년 36만6000명에서 2011년 47만3000명으로 최근 6년 동안 연평균 5.2% 증가했다.

2011년을 기준으로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율을 살펴보면 9세 이하가 18.8%를 차지해 다른 연령층에 비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9세 이하 어린이의 뒤를 40대 16.9%, 30대 15.4%, 50대 14.5%, 20대 12.5%가 이었다.

화상 환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9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뜨거운 국과 라면을 엎거나 끓는 주전자를 잘못 건드려 데이는 등 평소 부주의한 행동으로 뜨거운 물에 의한 화상을 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불에 의한 화상보다 심각한 수준의 화상을 입는 것은 아니지만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평생 화상자국을 남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화상이 ‘뭐길래’

화상이란 주로 열에 의해 피부와 피부 부속기(손톱,털)에 생긴 손상을 의미하는데 화상의 가장 흔한 원인은 화염과 뜨거운 물이며 이밖에도 뜨거운 철판에 닿거나 극독성 화학물질 혹은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는 경우와 고압전류 등에 접촉할 때 화상을 입게 된다.

‘화상’의 증상은 1~3도로 구분할 수 있는데 1도 화상은 표피층만 손상된 상태로 화상을 입은 부위에 홍반이 생긴다. 대개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된 경우 고도의 발열에 순간적으로 접촉 또는 노출됨으로써 생긴다. 이때 약간의 통증과 부종이 생기며 이러한 증상은 약 48시간 후에 거의 없어진다.

2도 화상은 1도 화상보다 더 깊은 조직 손상을 입는 것으로 끓는 물이나 섬광, 화염, 기름 등에 의해 생기며 표피 전부와 진피의 일부를 포함하는 화상이다. 2도 화상의 대부분은 물집이 생기고, 피하조직의 부종을 동반하며 심재성 2도 화상의 경우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압력만 느끼는 상태가 된다.

3도 화상은 화염, 증기, 기름, 화학물질, 고압 전기에 의해 생길 수 있다. 표피, 진피의 전층과 피하지방층까지 손상이 파급된 상태로 창상부위의 조직괴사가 심해 부종이 심한 편이지만 오히려 통증은 별로 없다.

하지만 화상이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되는 질병이다.

심한 화상의 경우는 정상적인 피부를 통해 손실되는 수분의 양의 약 20배까지 수분 손실이 오기 때문에 쇼크에 빠질 수도 있으며 혈중 이온의 농도가 증가되고 심한 경우 혈액의 점액도가 증가하고, 심장 기능이 떨어져 순환혈액량을 감소시켜 콩팥 등 다른 장기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동시에 몸에서 많은 열을 빼앗아가 심한 경우 저체온증에 빠지게 된다. 또한 피부 방어막의 소실과 면역기능의 약화로 세균의 침입이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심한 경우 패혈증을 일으키는 예도 종종 있다. 또한 흡입화상을 입는 환자의 경우 만성기관지염이나 기관지 협착증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합병증을 유발하지 않도록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질병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응급의학과의 박원녕 교수는 화상의 치료법, 예방 및 관리요령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박 교수는 “초기에는 화상의 피해를 최소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상처 회복을 촉진시키고, 통증을 줄이며 감염을 예방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반면에 후기에는 흉터, 기능장애, 구축 등의 후유증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기 치료법은?

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초기 화상의 경우 화상 부위에 입었던 옷을 바로 벗겨내야 한다. 화학물질에 노출된 옷의 경우도 손상이 계속되지 않도록 벗긴다. 잘 벗겨지지 않으면 달라붙지 않는 옷은 잘라서 제거하고, 달라붙는 옷은 씻으면서 제거한다.

이어 화상을 입은 즉시 화상부위를 얼음물 등으로 차갑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화상을 입은 직후 몇 시간 동안 효과적인 냉각을 할 경우 통증을 줄일 수 있기 때문. 멸균한 거즈에 생리식염수를 섭씨 12도 정도로 냉각시켜 화상부위에 대면 좋다. 이때 얼음을 직접 환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광범위 화상의 경우에는 체온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섣불리 찬물에 들어가거나 냉각하지 말고 지체 없이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해야 한다.

세척을 해야하는 경우라면, 물이나 자극성이 적은 비누로 먼저 깨끗이 씻고 잘 건조시켜 화상 부위를 깨끗하게 한다. 화상 부위를 깨끗하고 건조한 시트로 덮어주는 것이 좋다. 이 경우 환부에 공기가 닿으면서 생기는 통증을 줄일 수가 있다. 통증이 심하다면 미리 가지고 계신 소염 진통제를 복용해도 된다. 이미 터진 수포라면 소독 후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경도화상의 경우 감염의 위험이 찰과상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굳이 항생제가 필요 없으며 공기에 노출 시키고 피부 보습제를 바르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일단 전기나 화학물질에 의한 화상이나 물집이 생겨서 터진 상태라면 위의 조치 후 의사에게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후기 치료법은?

초기 진료에도 화상질환이 낫지 않는다면, 피부의 원활한 기능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보습제를 바르면 좋다. 화상을 입은 피부는 과색소화가 생길 수 있는데, 정상 피부색이 돌아올 때까지는 약 1년 동안 SPF(skin protection factor) 15 이상의 일광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회복기에 활동을 많이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화상 상처 부위에 흔히 가려움증이 생기는데, 보습제를 바르거나 헐렁하고 부드러운 면 소재 옷을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한 화상은 신체적인 문제 외에도 환자 본인이나 가족에게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위 사람들이 적절한 정서적 지지와 적절한 정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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