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평양에 초청하고 싶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평양에 초청하고 싶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부터 21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유럽을 방문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하는 것은 취임 직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향한 동아시아의 정세변화를 설명하고 유럽 등 국제사회의 더 큰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이번 순방의 핵심 목표다.

◇ ‘한반도 평화 기원 교황청 미사’ 참석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서울을 출발, 같은 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동포들과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14일에는 한-프랑스 우정콘서트에 참석하며 15일부터 공식 환영식과 한불정상회담이 시작된다. 16일 프랑스 총리와의 오찬, 유네스코 사무총장 접견을 끝으로 프랑스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탈리아 로마로 이동한다.

17일 오전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면담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일정이 시작된다. 주세페 콘테 총리와의 한이정상회담이 이어지고, 오후에는 성베드로 성당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의 이번 유럽순방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미사는 이례적으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직접 집전한다.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교황청의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문재인 대통령 유럽순방 주요 일정
문재인 대통령 유럽순방 주요 일정

특히 18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 및 교황청 국무원장과의 대담 일정이 잡혀있다. 이 자리를 통해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초청’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교황청은 참석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확답을 하진 않았지만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며 “한반도 비핵화 문제나 평화 정착에 있어서 교황님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북미 비핵화 협상 압박 효과

19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아셈회의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오찬 세션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긍정적 정세변화를 설명하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설명할 방침이다. 또한 EU 회원국 주요정상과의 정상회담을 갖고 국제사회의 지원과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일정은 20일 덴마크 방문과 2차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참석이다. 당초 P4G는 11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의 유럽순방 일정에 맞추기 위해 10월로 당겼다고 한다. P4G 참석과 덴마크 의장 면담 및 라스무스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끝으로 귀국길에 오르게 된다.

이번 순방으로 청와대가 기대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재확인 하고 ‘역사적인 큰 흐름’으로 만들어내는 데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바야흐로 한반도에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 체제를 해체할 수 있도록 미국 외의 다른 관련국들과 협력해나가는 데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무엇보다 평화를 지지하는 국제적인 여론이 형성됨으로써 북미 비핵화 협상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남관표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에 있어 평화적 해결 원칙을 견지해온 EU회원국들의 그간 지원에 대해 사의를 표함과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과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순방의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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