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츠카제약, 야스쿠니 신사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 간접 후원
지분 절반 소유한 탓에 동아오츠카 불똥… 소비자들도 ‘갑론을박’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일본 오츠카제약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들을 간접 후원한 것과 관련해 동아오츠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아오츠카의 지분 절반은 오츠카제약이 소유하고 있는데, 매년 배당과 제품 로열티를 통해 오츠카제약에 자금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불매운동’과 ‘과도한 비난’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동아오츠카, 신사참배 후원 논란에 ‘억울’

지난 9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 총무성 ‘정치자금수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일본오츠카제약이 ‘제약산업연맹’을 통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 14명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안 의원이 2013년 국감 당시 조사한 내용이었지만 최근 보도가 되면서 동아오츠카에도 불똥이 튀게 됐다.

동아오츠카는 청량음료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식품회사다. 1979년 동아제약 식품사업부에서 분리된 후 1987년 동아제약과 일본 오츠카제약의 합작법인으로 출범했다. 지분의 50%를 오츠카제약이, 나머지 49.99%를 동아쏘시오호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와 오로나민C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오츠카제약이 두 제품에 대한 로열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동아오츠카는 매년 진행하는 배당을 통해서도 오츠카제약에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지난 5년간 오츠카제약에 총 16억2,000만원을 배당했다.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두 배 늘어난 6억6,000만원을 배당했다.

동아오츠카의 매출이 늘어날수록 로열티도 늘어나는 구조 탓에 업계에서는 오츠카제약이 거두는 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동아오츠카 측은 5년 전 국감자료가 갑자기 보도되면서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또한 해당 내용 또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 동아오츠카의 해명이다. 동아오츠카는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한 <뉴스1>을 통해 “오츠카제약의 후원 사안에 대해 알 수 없다”면서 “이미 진행한 건에 대해서도 할 말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소비자들, 상반된 반응... ‘“불매” vs “비난 지나쳐”’

이후 관련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동아오츠카 불매운동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정서상 결과적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정치인들에게 후원금이 지원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소비를 계속할 순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 10일까지만해도 SNS를 중심으로 포카리스웨트와 오로라민C 외 동아오츠카 상품을 공유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다소 지나치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동아오츠카가 후원을 한 것도 아니고, 또한 알고 있었다고 해도 사실상 항의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

동아오츠카 불매운동과 관련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들의 트윗글.
동아오츠카 불매운동과 관련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들의 트윗글.

한 네티즌은 “동아오츠카가 아니라 오츠카제약을 불매해야 하는게 맞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아픈 사람들이 약을 불매할 수 있나”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지하철 자판기 음료수 대다수가 동아오츠카라서 당혹스럽다”면서 “대체재를 고민하고 있는데 마땅치 않다”고 푸념했다.

실제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터와 오로라민C 외에도 오란씨, 데자와, 컴피던스, 로얄디 등 다수의 인기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올 초에도 남양유업과 GS리테일 등 일부 기업들이 일본 전범기업 제품을 생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동아오츠카 또한 실제 매출에 영향은 없더라도 해당 논란이 꼬리표가 될 수 있는 만큼 명확한 입장 발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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