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4 10:30
삼표, '사돈기업' 전폭 지원에 승승장구
삼표, '사돈기업' 전폭 지원에 승승장구
  • 박재용 기자
  • 승인 2012.12.17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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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그룹(회장 정도원)을 향한 업계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삼표그룹이 혼맥을 이용해 사돈기업으로부터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현재 일부 레미콘 업체들이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한 현대차그룹 건설 계열사의 삼표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현황을 조사하고 있고, 이들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삼표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불공정거래행위로 고발 조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 업계 일각에서는 삼표그룹이 사돈기업인 현대기아차그룹으로부터 '특혜'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도원 회장의 장녀인 지선 씨와 현대기아차그룹의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1995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실제 업계에서는 삼표가 올 초부터 현대차그룹 건설사인 현대건설 등으로부터 레미콘 발주 물량의 절반가량을 따가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삼표는 현대건설로부터 내년 6월 말 완공될 예정인 경기 파주시 소재 에이에스이 코리아(ASE KOREA) 제2제조건물 신축공사에 필요한 레미콘 3만㎥ 중 절반인 1만5,000㎥의 물량을 받았다. 금액으로 따지면 9억원에 이르는 물량이다. 

삼표는 또 충남 당진 현대제철 코크스제강공장 건설에 필요한 레미콘 10만㎥ 중 절반인 5만㎥(30억원)도 현대건설로부터 챙겼다.

서울 송파구 현대택배물류센터 현장에서 사용할 레미콘 10만㎥의 절반인 5만㎥도 현대건설은 삼표에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 만이 아니다. 현대건설은 경기 판교의 A회사 사옥 신축 공사(3만㎥), 경기 광교 택지개발지구 내 559가구 규모 오피스텔 공사(7만㎥), 서울 강남구 자곡동 보금자리주택 내 468가구 규모 오피스텔 공사(7만㎥)에 필요한 레미콘 물량의 절반을 삼표에 몰아주고, 나머지는 3~4개 업체가 쪼개서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현대엠코도 충남 당진 현대제철 제3고로 공사 현장에 필요한 레미콘 10만㎥ 중 절반인 5만㎥(30억원)를 삼표에 안겼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선 삼표가 ‘사돈기업’인 현대차그룹을 등에 업고 계열사의 물량 상당수를 챙기는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정이 이쯤되자 업계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분위기다. 레미콘 업계 일각에서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한 현대차그룹 건설 계열사와 삼표 간의 거래 현황을 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결과가 나오는 대로 불공정거래행위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삼표그룹은 “특혜는 없다”고 부인했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업계에서 뒷말이 있다는 지적이 있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10대 건설사와의 거래 현황은 평균 20% 정도를 차지한 반면 현대건설은 10%에 그쳤다”며 “심지어 롯데건설의 경우 30%로 더 많다”고 특혜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이어 “50%이상 발주 받는 것은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일부 현장에 국한된 얘기”라면 “삼표는 업계 1~2위를 다투는 업체로서, 타 업체보다 많은 물량을 발주 받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입찰 할 때 영업, 품질, 많은 공장 수 등이 평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표그룹이 현대차로부터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데는, 비단 레미콘 물량 때문만은 아니다. 삼표그룹 계열사인 삼표기초소재 역시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제철로부터 일감을 몰아 받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이다.

삼표기초소재는 현대제철로부터 '고로슬래그(제철 부산물)'를 공급받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0년 2월 고로슬래그 공급·처리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에도 삼표기초소재 측에 슬래그를 공급했다.

문제는 지난해 총 240만톤 규모의 슬래그 중 무려 200만톤을 삼표기초소재 측에 몰아줬다는 점이다. 삼표기초소재는 연간 생산 능력이 100만톤이다. 올해 생산 예상 규모는 80만톤이다. 현대제철로부터 공급받은 200만톤은 삼표 측이 생산할 수 있는 연간 생산능력을 훨씬 뛰어 넘는 수준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삼표기초소재는 현대제철로부터 자사 연간 생산 능력의 배에 달하는 물량을 확보해 일부만 소화하고 나머지 물량은 마진을 붙여 다른 슬래그시멘트 회사에 재배분 해왔다.

시멘트업계에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사실 국내 슬래그 공급의 대부분이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나오는데 현대제철의 공급물량을 삼표기초소재가 독점하다시피하자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대놓고 오너의 사돈기업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지난 2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제철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더욱 곱지 않은 상태다.

급기야 시멘트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고,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현대제철은 지난 10월 공급물량을 조절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섰다. 삼표기초소재 측에 200만톤을 공급했던 현대제철은 100만톤으로 공급 물량을 조절하고, 나머지는 6개사에 평균 16만톤씩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삼표그룹 관계자는 “당시에도 5개 업체가 참여해서 입찰을 해서 따낸 것”이라며 “그간 200만톤을 가져왔던 것은 맞지만 10월부터 직발주로 바뀌면서 물량이 조절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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