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지 모를 정도로 선선한 날씨가 찾아왔다. 유난히 높고 푸른 하늘과 상쾌한 공기가 가을이 왔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다소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는 가을을 건너뛰고 곧장 겨울과 마주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게 만든다. 해가 갈수록 가을이 짧아지고 있고, 폭염과 한파가 심해지고 있기에 조바심은 더 커진다. 더 늦기 전에, 가을이 떠나기 전에 서두르자. 이때만 만날 수 있는 자연의 찬란한 ‘색(色)’을 만끽하기 위해.

올해도 아름답게 물든 설악산의 단풍. /뉴시스
올해도 아름답게 물든 설악산의 단풍. /뉴시스

[시사위크=정수진 기자] 붉게 혹은 노랗게 물든 단풍은 가을의 대명사다. 전체 국토의 70%가 산지인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단풍이 아름다운 나라다. 험준한 바위산이 많아 계획적인 조림이 어려운 덕분에 다양한 수종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한 여름의 열기가 워낙 뜨거웠던 탓에 단풍이 예년만 못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름을 보내는 동안 잎이 바짝 마르거나 타버린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반면 늦여름 이후 강수량이 제법 넉넉했다는 점은 아름다운 단풍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요소다.

다만, 예년에 비해 조금 더 서두를 필요가 있겠다. 최근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단풍이 물드는 속도가 평년보다 빨라졌다.

일반적으로 전체의 20% 정도가 단풍으로 물들었을 때를 ‘첫 단풍’이라 하고, 80% 정도가 물들면 절정기로 본다. 보통 첫 단풍이 관측되고 2주 정도 뒤에 절정을 이루곤 한다. 그렇다면, 올해 전국 주요 산은 언제 가장 아름답게 물들까.

강원도의 단풍을 대표하는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은 이미 꽤 울긋불긋해졌다. 단풍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등산객도 북적인다. 이곳의 단풍은 오는 18~20일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조금 아래 위치한 월악산과 속리산, 계룡산 등도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월악산은 지난 8일 첫 단풍이 관측됐다. 평년보다 3일 빠르고, 지난해보단 2일 빠르다. 월악산의 단풍 절정기는 10월 하순이 될 전망이다. 속리산도 단풍의 시동을 걸었다. 지난 10일 천왕봉과 문장대를 시작으로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계룡산도 평년보다 6일 빠른 지난 11일 첫 단풍이 관측됐다. 속리산가 계룡산의 단풍은 오는 10월말~11월초에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기대된다.

지리산에서도 지난 12일 올해 첫 단풍이 관측됐다. 마찬가지로 약 2주 뒤인 10월말부터 절정기에 이를 전망이다.

더 남쪽에 있는 산들은 앞으로 속속 첫 단풍 소식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웨더아이에 따르면, 가야산과 한라산은 오는 15일, 내장산과 팔공산은 오는 18일, 무등산은 오는 20일쯤 첫 단풍이 예상된다. 절정기는 11월초에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서울에서 가장 인기 높은 단풍 산행지인 북한산은 오는 15일 첫 단풍을 시작으로 이달 말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