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행된 한글창의아이디어공모전에서 특정당선작의 선발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한콘진
최근 진행된 한글창의아이디어공모전에서 특정당선작의 선발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한콘진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이 올해 진행한 ‘한글창의 아이디어 공모전’에 잡음이 일고 있다. 특정 당선작이 수상요건 중 하나인 독창성에 부합되지 않는데다가, 제작자가 한콘진 평가위원을 역임한 이력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한콘진 측은 심사를 블라인드로 공정하게 진행했고, 독창성도 충분했다는 입장이다.

15일 한콘진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중순부터 ‘제 4회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 이달 초 당선작을 발표했다. ‘콘텐츠’ ‘정보기술’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로 진행된 이 공모전은 ‘한글’을 소재로 한 상품개발이 목적이다. 이번 공모전에선 총 15개의 작품이 선정됐다.

◇ 라온 후속작 ‘라온 더하기’ 독창성 유무로 논쟁

논란은 공모전에 탈락한 한 청원인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통해 콘텐츠 분야에서 ‘라온 더하기’가 선정된 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라온 더하기’는 자음과 모음 카드를 결합해 글자나 단어를 만드는 게임으로, 2010년 이미 시판된 ‘라온’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한콘진은 공모전 유의사항으로 ‘모든 제출물은 기존 시장에서 시판되지 않은 순수한 창작활동에 의해 기획된 작품’으로 안내하고 있다.

(상단부터) '라온'과 '라온 더하기'. / 제작사 홈페이지
(상단부터) '라온'과 '라온 더하기'. / 제작사 홈페이지

한콘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당초 응모서류에도 라온이란 브랜드의 게임을 개발했고, 이번에는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라고 이미 밝혔다”며 “심사결과 동일브랜드이긴 하지만, 작품 자체의 콘텐츠는 개별로 인지할 만큼 독창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콘진에 따르면 라온과 ‘라온 더하기’는 한글카드를 활용해 단어를 조합한다는 건 동일했지만, 라온이 일반타일로 제작된 반면 라온 더하기는 투명카드로 차이를 보였다. 그 외 게임방식도 전작과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원인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전 모델 라온 역시 한글의 자모를 결합해 단어를 만드는 게임구조”라며 “게임방법이 바뀌었다고 라온과 ‘라온 더하기’를 다른 제품으로 간주하는 건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콘진은 이번 사안과 관련된 변리사 검토보고서를 통해 “라온은 일정한 두께 불투명한 베이지색의 플라스틱 타일인 반면, ‘라온 더하기’는 두께가 얇고 탄력 있는 투명한 필름 형태 두께, 재질, 색상, 투명도 등이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게임방법도 상이한 점이 있어, 기존의 ‘라온’과 동일성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라온 더하기 제작사 대표 이력도 도마 위

논쟁은 ‘라온 더하기’를 출품한 A사 대표 B씨의 이력으로도 번진다. 청원인은 B씨가 한콘진 심사위원에 역임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불공정 심사의혹을 제기했다. B씨가 오랜 기간 한콘진과 관계를 맺은 만큼, 심사에도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콘진 관계자는 “B씨가 보드게임 제작지원 쪽에서 심사위원을 했던 건 사실”이라며 “제작사가 국내 보드게임 2위 업체다보니 당연히 심사위원 풀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콘진 심사위원 풀에 총 2,000명 넘게 등록돼 있고, (콘텐츠) 업계 전문가분들은 모두 포함돼 있다”며 “B씨는 ‘보드게임 제작지원 쪽의 심사위원’으로, 이번 공모전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공모전 심사 자체가 블라인드로 진행됐다”며 “심사위원들은 누가 제출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심사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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