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쪽 시계방향으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지난 7월과 10월 각각 출시된 BAT코리아의 '글로2'와 KT&G의 '릴 미니'. / 사진 각 사
위쪽 시계방향으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지난 7월과 10월 각각 출시된 BAT코리아의 '글로2'와 KT&G의 '릴 미니'. / 사진 각 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어느 덧 국내에 소개 된지도 1년 4개월이 흐른 궐련형 전자담배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끽연의 혁명’을 일으킨 1세대 제품의 뒤를 이을 2세대 기기들이 출격하며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가운데, 경고그림 부착이라는 거대한 파고가 몰려오고 있다.

◇ 후발업체 선제 대응에 바빠진 필립모리스

궐련형 전자담배 2세대 싸움은 이미 서막이 올랐다. 지난 7월 BAT코리아가 ‘글로’를 선보인 지 11개월 만에 차세대 제품인 ‘글로2’를 선보이며 점유율 쟁취를 위한 건곤일척이 한판 승부가 가열되고 있다. BAT코리아는 연사력과 디자인을 보완한 글로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 소개하며 점유율 ‘꼴찌’에서 벗어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출시 석 달이 지난 글로2의 흥행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다. BAT코리아 측은 제품 판매와 관련해 대외비를 이유로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외국계 기업들과 경쟁 중인 KT&G는 시장 변화에 가장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5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차세대 기기인 ‘릴 플러스’를 내놓은 지 5개월 만에 ‘릴 미니’를 선보이며 애연가들의 환심 잡기에 나섰다.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플래그십 스토어 ‘릴 미니멀리움’에서 한정으로 준비한 100대는 오픈 1시간 만에 매진되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릴 미니는 제품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경량화에 주력한 게 특징이다. 초소형 제품으로 소비자의 휴대 편의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이전 기기들과 확실한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 릴 미니의 무게는 54g으로 KT&G의 처녀작인 ‘릴’보다 무려 36g 가볍다. 전작인 릴 플러스보다도 30g 가볍다. 60%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필립모리스 ‘아이코스’(120g)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무게다.

◇ 규제 당하는 전자담배, 연말부터 ‘암 세포’ 사진

후발업체들이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필립모리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포문을 연 아이코스의 후속 신제품이 내년 상반기 출격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필립모리스가 지난 3월 특허청에 ‘아이코스 멀티’ 등 상표권을 출원 신청해 이르면 연내 신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본 출시가 지연되면서 해를 넘겨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본격화되고 있는 2세대 전쟁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담배업계는 ‘경고그림’이라는 공통의 걱정거리를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오는 12월부터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흡연의 폐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경고그림이 부착 된다. 지금까지 주사기와 경고문구만을 부착한 데서 벗어나 흡연의 폐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암 세포 사진이 들어간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건 업체 선전과는 달리 보건 당국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감소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시중에 판매되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조사한 식약처가 발암물질인 타르가 일반담배보다 많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유해성 논란의 불을 지폈다. 국내 도입이 2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규제를 받게 된 담배 회사들은 정부 결정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고그림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업체 입장에서 경고그림 부착이 달갑지 않은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하지만 국내 도입 2년도 안 돼 전체 담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했을 정도로 궐련형 전자담배로의 이동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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