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출고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통신3사를 통해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이 100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책정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향후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애플 아이폰XS. /애플 홈페이지
스마트폰 출고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통신3사를 통해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이 100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책정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향후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애플 아이폰XS. /애플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스마트폰 출고가가 상승하고 있다. 국내 출시되는 주요 스마트폰의 출고가는 100만원을 넘었다. 100만원을 넘는 ‘세자리’ 출고가가 당연해졌다. 올 하반기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두 100만원을 넘겼다. ‘200만원’ 출고가 시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 애플·삼성에 이어 LG까지… 출고가 100만원 넘었다

스마트폰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올 하반기 출시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대표작들이 모두 100만원을 웃돈다. 일부 모델은 이미 노트북의 가격을 넘어섰으며, 100만원 후반대에서 200만원대의 출고가로 책정되는 양문형 냉장고와 맞먹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신작을 공개한 LG전자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오는 24일부터 정식 출시하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40 ThinQ’의 출고가를 104만9,400원으로 책정했다. LG전자는 최근 세자리 출고가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자사 V 시리즈의 ‘씽큐’ 라인 모두 100만원대 이상으로 책정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애플, LG전자의 최근작 모두 출고가 100만원을 넘겼다. 심지어 내달 국내 출시 예정인 아이폰XS 시리즈의 512GB 모델은 2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세자리(100만원)’ 출고가에 대한 제조사들의 부담감이 감소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0만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은 높았다. 지난해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X의 글로벌 출고가가 1,000달러가 아닌 ‘999달러’로 책정된 까닭이기도 하다. 

실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노트8 공개 행사에서 100만원이 넘는 출고가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당시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8 가격 앞에 1을 보지 않으려고(100만원을 넘지 않으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1을 안 보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 고사양 성능, 출고가로 이어져… 200만원 시대 온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7년 이후 통신3사를 통해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 67종 가운데 34종의 출고가가 1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 박광온 의원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7년 이후 통신3사를 통해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 67종 가운데 34종의 출고가가 1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 박광온 의원실

출고가는 지속 상승하고 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7년 이후 통신3사를 통해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 67종 가운데 34종의 출고가가 1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자료를 제출한 SK텔레콤의 가격대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3.5%에서 지난해 말 39.9%까지 상승했다. 반면, 80만원대 제품은 사라지고 있다. 같은 시기 80만원대 스마트폰은 26.3%에서 1.8%로 급감했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80만원대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높아지는 스마트폰 출고가는 제조사들이 벌이는 스펙 경쟁의 영향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제조사들이 자사의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주요 제품 중 하나로, 기술력을 내세울 수 있는 무기인 셈이다. 

3개 이상의 카메라 렌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패널,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AI프로세서,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등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고사양 스펙이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 가격은 향후 더 상승할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스마트폰 200만원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본격화될 폴더블폰 경쟁이 그 근거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 공개될 삼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F(가칭)’가 1,500달러(약 170만원)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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