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셀틱스의 포인트가드 테리 로지어. 그는 자신이 더 많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팀을 찾고 있다. /뉴시스·AP
보스턴 셀틱스의 포인트가드 테리 로지어. 그는 자신이 더 많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팀을 찾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테리 로지어가 멀지 않은 미래에 보스턴 셀틱스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NBC스포츠는 14일(현지시각) 보스턴 셀틱스의 가드 테리 로지어가 구단이 제시한 연장계약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NBC스포츠에 따르면 보스턴이 제시한 새 계약은 연평균 1,200만달러 규모다.

2015년 드래프티인 테리 로지어는 이번 2018/19시즌에 약 300만달러의 연봉을 받으며, 19/20시즌에는 420만달러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2020년 여름이 되면 로지어가 드래프트 후 보스턴과 맺은 첫 계약은 종료된다.

로지어가 연장계약을 거부한 것이 보스턴과의 나쁜 관계 때문은 아니다. 로지어는 NBC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내 상황은 매우 좋다”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로지어는 지난 시즌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줬으며, 특히 카이리 어빙이 부상을 당한 시즌 후반부에는 보스턴의 주전 포인트가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냈다. 로지어는 지난 시즌 80경기에서 평균 11.3득점을 올렸는데 이는 16/17시즌의 평균득점(5.5득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기록이다.

문제는 로지어가 어빙의 백업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보스턴 글로브’의 보도에 따르면 로지어는 이미 2018/19시즌이 끝난 후 더 많은 금액과 출전시간을 보장해줄 팀을 찾아 나설 마음을 먹은 상태다. 갈 만한 곳이 없는 것도 아니다. 피닉스 선즈나 샌안토니오 스퍼스처럼 포인트가드 포지션의 빈자리가 큰 구단들이 로지어에게 눈독을 들일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상대에게 집착할 필요가 없는 것은 보스턴 역시 마찬가지다. 보스턴은 이미 카이리 어빙을 확고부동한 주전 포인트가드로 보유하고 있다. 신인 선수들의 연장계약에서도 제이슨 테이텀·제일런 브라운의 우선순위가 로지어보다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대니 에인지 단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현상 유지가 아니라 2020년에 자유계약선수가 될 수 있는 앤써니 데이비스를 붙잡는 것이다.

말하자면 보스턴이 로지어에게 제시한 연 1,200만달러의 금액은 소속 선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ESPN의 칼럼리스트 잭 로우는 이미 지난 13일(현지시각) 로지어의 연장계약에 대해 “전망이 어둡다. 리그는 이미 로지어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알고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로지어 역시 자신이 이적시장에서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만큼, 보스턴의 제의를 거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트레이드는 연장계약 후에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보스턴과 로지어가 언제든 연장계약에 합의할 가능성은 있다. 문제는 금액이다. ‘보스턴 글로브’의 보도에 따르면 로지어는 2018/19시즌이 끝난 후 연 2,000만달러 이상의 계약을 찾아 나설 생각이다. 보스턴으로선 로지어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트레이드에 방해가 될 정도로 높지는 않은, 적당선의 금액을 찾아야 하는 난제를 만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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