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5 14:06 (목)
[사건 in 현장] 가슴 쓸어내린 ‘상도유치원 붕괴’… 지금은?
[사건 in 현장] 가슴 쓸어내린 ‘상도유치원 붕괴’… 지금은?
  • 조나리 기자
  • 승인 2018.10.15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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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등교시간에 상도유치원 원아들이 상도초등학교로 등원하고 있다. 정문에는 "서울상도유치원 동생들을 잘 돌보겠습니다", "서울상도유치원 유아들의 교육활동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조나리 기자
15일 오전 등교시간에 상도유치원 원아들이 상도초등학교로 등원하고 있다. 정문에는 "서울상도유치원 동생들을 잘 돌보겠습니다", "서울상도유치원 유아들의 교육활동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조나리 기자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지난 6월 3일 서울 용산구에서 노후화된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낮에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한 주민들은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음식점이 들어선 건물은 손님이 없는 일요일에 변을 당하면서 큰 사고를 면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발생했다. 8월 31일 서울 금천구에서 지반붕괴 사고가, 9월 6일에는 한밤 중에 유치원 건물이 붕괴됐다.

상도유치원 붕괴는 이달 말 진상조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유치원 옆 공사장 건설사와 교육청은 고소·고발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이유 등으로 학부모들은 공식적인 사과도 받지 못했다. 현재 상도유치원 원아들은 상도초등학교로 등원을 하고 있다. 이마저도 6개월 후면 또 다시 어디론가 가야할지도 모른다. 유치원 인근에 위치한 주택들도 불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사과 못 받았지만... 내년에 어디로 갈지 더 걱정”

“아이들, 지금도 무너진 건물 보고 울먹이기도”

15일 오전 건물 일부가 철거된 상도유치원 모습. /조나리 기자
15일 오전 건물 일부가 철거된 상도유치원 모습. /조나리 기자

15일 등교시간, 노란색 유치원 가방을 멘 원아들이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상도초등학교로 등원을 하고 있었다. 일일이 이름을 불러주며 아침 인사를 건네는 선생님에게 손을 흔드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부모들의 속사정은 달랐다. 여전히 사고 당일을 생각하면 가슴을 쓸어내리는 부모들은 당장 내년이 걱정이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학교를 나선 한 학부모는 “초등학교에서 임시로 교실을 마련해 준 것은 감사하다. 하지만 급식이나 간식 부분은 유치원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학교 시설 임대도 6개월로 정해졌는데, 그 후에도 남아있는 아이들은 조율해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청이나 건물 관리 측에서 특별히 자리를 마련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적은 없다. 유치원에서도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인 것 같다”면서 “그런 부분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거나 충분한 사후 조치가 따랐다고 보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안정이다. 여전히 유치원 건물을 보고 울먹이는 아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건 발생 후 원아들의 정신적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 원아들은 낯선 학교 교실 등원을 거부하거나 밤잠을 설치고, 폭식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원아들은 다소 이 같은 증세가 덜한 것으로 전해졌다.

7살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는 내년에 초등학교를 입학하는데, 조금 큰 아이라서 그런지 별 탈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요즘 생활을 물어보면 오히려 학교가 넓어서 더 좋다고도 하더라. 하지만 유치원 건물이 그대로 있어서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것 같다. 밤에 그래서(붕괴돼서) 천만 다행이었지...”라고 덧붙였다.
 

주민들도 고통 호소... “‘우르르’ 소리에 잠 깨”

유치원 인근 공사장 건설사, 유치원 건설사, 서울시교육청 법적 분쟁

유치원은 상도초등학교 안으로 들어가거나 주택가에 있는 후문을 통해서만 갈 수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아이들의 빠른 일상 복귀를 위해 관계자 외 학교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후문 역시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대비해 나무 판자로 높은 담을 설치했다. 실제로 유치원 건물 인근 주택들은 외관상으로도 위태로워 보이기 충분했다.

이처럼 다뤄야 할 문제들이 산적함에도 상도동 유치원 붕괴 사건은 복잡한 법적 분쟁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동작구청의 고발에 따라 시공사 대표와 건축주, 감리사, 설계사 등 8명을 소환조사했다. 동작구청이 고발한 관계자들만 총 38명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고 직후 민중당으로부터 고발당한 이창우 동작구청장에 대한 소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9월 7일 철거 전 유치원 건물 모습. /뉴시스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9월 7일 철거 전 유치원 건물 모습. /뉴시스
15일 오전 방문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 유치원 붕괴 현장. /조나리 기자
15일 오전 방문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 유치원 붕괴 현장. /조나리 기자

상도유치원은 인근 49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공사장 흙막이가 붕괴하면서 가로세로 50m 크기의 지반침하가 발생했다.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진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공동주택 건설사 측은 이와 다른 입장이다. 유치원 건물 자체가 철근 시공이 안 돼 애초에 부실공사로 지어졌다는 주장이다. 이에 건설사는 서울시교육청과 유치원 건설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반면 이같은 주장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물론 유치원 측은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건설사 측이 사고 하루 전 열렸던 ‘유치원 건물안전 대책회의’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것. 회의는 건물 이상을 감지한 유치원 측의 요구에 의해 열렸다. 관계 기관들의 법적 공방과 별개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위)15일 오전 방문한 유치원 건물 아래 주택가 모습과 (아래)사고 발생 하루가 지난 9월 7일 모습. 빨간점은 같은 지점이다. 철판 바로 옆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위)조나리 기자 (아래)뉴시스
(위)15일 오전 방문한 유치원 건물 아래 주택가 모습과 (아래)사고 발생 하루가 지난 9월 7일 모습. 빨간점은 같은 지점이다. 철판 바로 옆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위)조나리 기자 (아래)뉴시스

공사장 2m 옆 주택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철거 후 지금까지 그대로인 상황인데 조만간  공사에 들어가려는 것 같다”면서 “사고 당일 나는 집에 없었지만 이웃들이 자다가 건물 무너지는 소리에 잠이 깼다고 하더라. 2~3일 임시 거처에서 지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위험한 상황은 없었지만 곧 공사가 시작되면 어떻게 될지 불안하다”면서 “빨리 문제들이 잘 수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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