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할리우드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라라랜드’ 이후 다시 만났다. 영화 ‘퍼스트맨’을 통해서다. / UPI코리아 제공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할리우드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라라랜드’ 이후 다시 만났다. 영화 ‘퍼스트맨’을 통해서다. / UPI코리아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 1969년 7월 20일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첫 발자국을 남겼던 미국인 닐 암스트롱의 위대한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영화 ‘퍼스트맨’을 통해서다. ‘위플레쉬’(2014), ‘라라랜드’(2016) 등 단 두 편의 영화로 ‘천재 감독’ 반열에 오른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할리우드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라라랜드’ 이후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에도 옳았을까.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여러분은 지금까지 보지 못 한 걸 보게 될 겁니다.”

이제껏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도전한 우주비행사 닐(라이언 고슬링 분)은 거대한 위험 속에서 극한의 위기를 체험하게 된다. 전 세계가 바라보는 가운데, 그는 새로운 세상을 열 첫 발걸음을 내딛는데…. 이제, 세계는 달라질 것이다.

▲ 우리가 몰랐던 ‘인간’ 닐의 이야기 ‘UP’

‘퍼스트맨’은 제임스 R. 한센의 저서 ‘퍼스트맨: 닐 암스트롱의 일생’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세계적인 영웅의 개인적인 일생을 매우 근접한 거리에서 바라보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내면을 담아내 눈길을 끈다.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던 테스트 파일럿 닐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하는 임무를 완수하며 ‘퍼스트맨’이 된다. 그러나 그 미션을 해내기까지 닐은 수많은 좌절과 실패, 그리고 희생을 겪어야 했다.

딸 캐런을 잃은 슬픔으로 갖게 된 트라우마, 훈련 중 사망한 동료들의 소식들,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 등 영화는 영웅이기 이전의 인간 닐 암스트롱의 상처와 고뇌를 조명하며 깊은 공감과 울림을 안긴다. 평범한 가장이었던 닐의 성장기는 그의 위대한 업적보다 더 뭉클하고 감동적이다. 적재적소에 흘러나오는 음악도 SF 영화인 ‘퍼스트맨’에 감성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퍼스트맨’에 등장하는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착륙하는 순간은 감동과 체험의 극치를 선사한다. / UPI코리아 제공
‘퍼스트맨’에 등장하는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착륙하는 순간은 감동과 체험의 극치를 선사한다. / UPI코리아 제공

‘퍼스트맨’은 광활한 우주와 달 착륙의 경이로운 순간을 스크린에 리얼하게 구현하며 SF 영화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낸다. 우주로의 여정을 감각적이고 생생하게 전달하며 자신이 직접 경험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영화 말미 등장하는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착륙하는 순간은 감동과 체험의 극치를 선사한다.

‘위플래쉬’, ‘라라랜드’ 등 단 두 편의 영화로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이 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퍼스트맨’을 통해 확장된 영화적 상상력과 압도적인 미장센 등 한층 더 깊어진 연출력을 자랑한다. 음악을 영화적 소재로 영리하게 다루는 감독의 진가도 어김없이 발휘된다.

‘라라랜드’를 통해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던 배우 라이언 고슬링은 ‘퍼스트맨’에서도 제 몫, 그 이상을 해낸다. 인류 최초 달 착륙이라는 도전을 행한 닐 암스트롱으로 완전히 분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우주선 조종은 물론 깊은 감정 연기까지 완벽히 소화한다. 특히 과묵하고 절제된 그의 눈빛과 감정 연기는 한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 몰입도를 높인다.

‘퍼스트맨’에서 닐 암스트롱으로 완전히 분한 라이언 고슬링 스틸컷. / UPI코리아 제공
‘퍼스트맨’에서 닐 암스트롱으로 완전히 분한 라이언 고슬링 스틸컷. / UPI코리아 제공

▼ 긴 러닝타임 ‘DOWN’

‘퍼스트맨’은 우주를 소재로 한 여느 영화와 달리 광활하고 아름다운 우주의 장관이 마지막 순간에 등장한다. 위대한 업적보다는 한 인간의 일생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이에 141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 총평

‘퍼스트맨’은 러닝타임 내내 적당한 온도를 유지한다. 영웅이 아닌 인간 닐 암스트롱의 일생을 시간 순으로 담아내며 그의 고뇌와 갈등을 비추는데, 영화는 극적인 장치나 감정의 과잉 없이 덤덤하게 그의 시선을 따라간다. 이에 지루함을 느끼는 관객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달 착륙의 순간인 클라이맥스에 절정의 감정에 도달하기 위함임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여정이 아닐 수 없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우주만큼 경이로운 연출력을 자랑했고, 라이언 고슬링은 닐 암스트롱 그 자체였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에도 옳았다. 오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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