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신임 이사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이사장 이·취임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신임 이사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이사장 이·취임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무현재단의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그의 정계 복귀 가능성을 놓고 다양한 관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유시민 이사장은 15일 취임식에서 "임명직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울러 "지난 5년 동안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왔다. 제가 원해서 선택한 삶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속했던 정파를 넘어서, 역사 속에서 국민의 지도자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재단을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정계복귀설을 일축한 셈이다. 앞으로도 '작가'로서, 그리고 노무현 정부의 전 장관으로서 재단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 이사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계복귀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는 시각들이 나온다. 특히 보수권에서 이를 더 높게 보는 분위기다.

전원책 자유한국당 조강특위 위원은 같은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완전한 부정은 긍정과 통한다"라며 "정치판에서 완전한 부정이라는 말은 본인의 생각을 숨기려고 할 때 자주하는 화법"이라고 지적했다. 정두언 전 한국당 의원도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를 통해 "대권 앞에 장사 없다. 차기 대선에서 유력한 주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이사장이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정치행위라는 것이다. 현재 정부여당의 지지도가 계속 상한가를 유지하고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높다면 유 이사장이 돌아올 일은 없으나, 정권 교체 분위기가 높아지면 '구원투수'로 차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도 2010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정치인이 되지 않겠다고 했으나, 지지자들의 요구에 이끌려 2012년 대선에 출마했다. 문 대통령은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에 취임했을 때도 "앞으로도 정치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으나, 결국 당대표를 거쳐 대통령에 올랐다.

이처럼 외부에서는 유 이사장의 정계복귀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지만, 유 이사장이 자신의 말을 번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정치권 한켠에서 나오고 있다. 바로 과거 '60대 뇌세포' 발언 때문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의원 시절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원칙 중 하나가 가능하면 60세가 되면 책임있는 자리에 앉지 않고 65세부터는 절대 가지 않겠다"며 "왜냐하면 뇌세포가 너무 많이 죽은 상태에서, 뇌세포가 많을 때 얻은 지위를 가지고 과거의 능력있던 그 사람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이 발언으로 '노인비하'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2013년 정계를 떠난 이후 '비(非)정치인'으로서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저술 활동과 각종 방송에 출연했다. '썰전'은 유 이사장의 주목도나 인지도에 특히 큰 영향을 줬으며, 호불호가 분명했던 정치인 시절보다 오히려 이미지가 나아졌고 여론에 대한 영향력도 더 강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 이사장은 올해 60세(만59세)다. 21대 총선이나 20대 대선이 있는 시기가 되면 그가 언급했던 65세에 가까워진다.

취임 일성으로 정계복귀를 일축했던 유 이사장이 자신의 소신과 과거 발언을 번복하는 결정을 내릴지 여부에 대해 이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정치권의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정치인이 자신의 말을 번복하는 경우는 부지기수여서 더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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